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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수준은…대기권 재진입체 기술만 남았다

北 ICBM 수준은…대기권 재진입체 기술만 남았다

입력 2017-02-14 15:02
업데이트 2017-02-1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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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전문가 “일부 기술적 문제 해결시 美본토까지 사거리 증대”

북한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북극성 2형’의 발사에 사실상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발사 준비 작업이 마감단계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기술 수준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방부는 14일 북한은 “대외적으로 ICBM 시험발사 준비완료 주장 등 전략적 도발을 위협하면서 미국 신행정부 대북정책 방향을 탐색하고 있다”면서 “상황에 따라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전략적 도발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군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북극성 2형’의 발사 ‘성공’에 따른 자신감을 바탕으로 3~4월 중으로 ICBM급인 KN-08과 그 개량형인 KN-14, 또는 3단 추진체로 업그레이드한 ‘북극성 3형’을 발사할 가능성에 주시하고 있다.

북한은 이미 탄도미사일의 장거리 비행 기술과 자세제어, 유도조종 등의 기술을 확보했지만, 대기권에 재진하는 기술을 완성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실상 ICBM에서 가장 핵심인 ‘재진입체’ 기술만 남겨놓고 있는 셈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열린 국회 국방위 질의 답변에서 ‘북한 ICBM 기술 수준이 어디까지 왔느냐’는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의 질의에 “지금 북한이 ICBM급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이 KN-08과 KN-14인데 아직 시험한 바 없다”면서 “이번 (북극성 2형의) 시험발사에서 얻은 데이터 기술이 이런 데 적용될 수 있다고 보고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해 6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처음 적용한 이후 지난 12일 발사한 ‘북극성 2형’에도 적용한 신형 대출력 고체연료 엔진을 KN-08 KN-14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답변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도 KN-08과 KN-14에 고체연료 엔진과 함께 지난해 4월 9일 공개한 액체연료 추진형의 ‘새형(신형) 대륙간탄도로케트(ICBM) 대출력 발동기(엔진)’을 병행에 적용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북한의 북극성 2형 발사로 고체연료 추진기관으로 미사일 개발 방향의 패턴이 바뀌고 있다.

1970년대 옛 소련에서 스커드 미사일을 도입해 역설계 하는 방식으로 미사일 개발에 착수한 북한은 사거리 300㎞의 스커드-B와 500㎞의 스커드-C 개발에 이어 지난해에는 사거리 1천㎞의 스커드-ER 발사에 성공하는 등 비행능력을 발전시켜왔다.

1990년대 일본을 공격할 수 있는 1천300㎞의 노동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고,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나섰다. 1998년 사거리 2천500㎞로 추정되는 대포동 1호를 시험 발사했다.

2006년 사거리 6천700㎞ 이상으로 추정되는 대포동 2호를 시험 발사했다. 2009년과 2012년(2회), 2016년에 대포동 계열의 장거리 미사일을 또 발사했다. 이때까지 개발된 미사일은 스커드와 노동의 액체연료 엔진이 바탕이 됐다.

그러나 2007년 사거리 3천㎞ 이상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무수단을 단 한 번의 시험발사 없이 실전 배치했다.

2012년 이후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KN-08을 3차례, 그 개량형인 KN-14를 1차례 군사퍼레이드에서 공개했다. 무수단 미사일부터는 액체연료를 사용한 것 빼고는 추진기관 형태가 달라졌다.

장거리 비행능력을 집중적으로 키우면서 장거리 비행능력을 갖도록 추진기관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탄두 무게가 500㎏이라면 KN-08은 8천200㎞ 가량 비행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군의 한 전문가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기술은 다단계 로켓, 재진입체, 클러스터링(추진체 결합)의 고정밀 및 고신뢰화, 정밀 유도기술 등에 관련한 일부 기술적 문제의 해결과 신뢰성만 높인다면 미국 본토까지 사거리를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무수단과 KN-11로 불리는 SLBM·북극성, KN-08 계열의 ICBM 엔진 성능은 여전히 불완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8차례 발사된 무수단 미사일이 단 1발만 부분적으로 성공한 것은 무수단 계열의 엔진 결함이 해결되지 않았음을 말해주고 있다.

북한은 액체 엔진의 결함 때문에 고체연료 엔진을 개발 중이다.

러시아는 고체 엔진으로 모두 교체했고, 중국은 액체 엔진에서 고체 엔진으로 교체하는 중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미사일 기술에 의존하는 북한이 고체 엔진 개발에 나선 것도 이런 흐름 때문으로 분석된다.

군과 전문가들은 북한의 ICBM 기술 수준에 대해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북한이 공개한 재진입체 시험 장면은 스커드 미사일 엔진에서 배출하는 화염으로 재진입체 탄두의 마모(삭마) 상태를 확인하는 ‘기계적 삭마시험’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려면 대기권을 벗어난 미사일 탄두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7천~8천℃ 가량의 고열을 수십 초 이상 견뎌내는지를 확인하는 ‘화학적 삭마시험’을 거쳐야 하는 데 북한은 아직 이 단계까지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화학적 삭마시험을 위해서는 별도의 시설을 갖춰야 한다. 탄두가 마하 24(음속의 24배)의 속력으로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고열을 견뎌내면서 대칭적으로(골고루) 삭마되어야만 탄두가 정상적인 자세로 비행해 원하는 지역에 떨어진다.

군의 한 전문가는 “북한이 지난해 3월 실시한 대기권 재진입 모사시험 조건은 ICBM급 재진입체 환경과는 차이가 커 북한의 주장대로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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