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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등장에 ‘왼쪽’ 이슈 뺏긴 민주·정의…뜨거워지는 정책 경쟁

김종인 등장에 ‘왼쪽’ 이슈 뺏긴 민주·정의…뜨거워지는 정책 경쟁

기민도 기자
입력 2020-06-08 16:48
업데이트 2020-06-0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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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기본소득제의 취지를 이해합니다”
통합당 당론되면 민주당 정의당과 경제정책 경쟁
경제민주화 법안 21대 국회에서 통과 가능성 높아져
정의당 “거대양당 제대로 하라고 압박할 것”
기본소득 설명하는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
기본소득 설명하는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소득ㆍ물질적 자유’ 등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진보적 의제를 거론하면서 전통적으로 ‘왼쪽 공간’을 차지하고 있던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입지가 좁아질 처지에 놓였다. 통합당이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기본소득과 경제민주화 등에 대해 본격적으로 정책 추진에 나설 경우 21대 국회에서 진보적 정책 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지난 3일 ‘물질적 자유’를 언급하며 불을 댕긴 기본소득 문제는 여권 대권주자들까지 가담하며 정치권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8일 페이스북에 “기본소득제의 취지를 이해합니다. 그에 관한 찬반의 논의도 환영한다”고 처음 입장을 밝혔다. ‘원론적 입장’ 수준이지만 앞서 다른 대권주자들이 줄줄이 기본소득에 대한 입장을 내놓으면서 이 위원장도 압박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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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제34회 서울신문 ‘광화문라운지’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이낙연이 보는 21대 국회의 과제’라는 주제로 강연 한 뒤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 5. 21.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제34회 서울신문 ‘광화문라운지’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이낙연이 보는 21대 국회의 과제’라는 주제로 강연 한 뒤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 5. 21.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이미 김부겸 전 의원(지난 4일 ‘복지와 함께 가는 기본소득’)·이재명 경기지사(지난 4일 ‘기본소득은 복지 아닌 경제정책’)·박원순 서울시장(지난 7일 ‘전국민 기본소득보다 정의로운 전국민 고용보험제’) 등이 기본소득에 대한 정리된 입장을 밝혔다.

사실 김 위원장은 기본소득이라는 화두만 던졌을뿐 구체적인 정책 방향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21대 국회에서 기본소득이 정책화되긴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결국 2년 뒤 대선에서는 각 당 후보들이 기본소득 논의를 피할 순 없을 것이란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당연히 반대할 것으로 예상됐던 보수 진영에서 기본소득을 고민하겠다고 하니 잘하면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의 기본소득제 국가가 될 수 있겠다는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김 위원장이 기본소득 등과 관련한 당내 반발을 이겨낸다면 21대 국회에서 특히 경제 정책에 대해선 통합당이 민주당, 정의당 등과 ‘진보 경쟁’을 벌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 위원장 개인이 아니라 당론이 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면서 “그것이 가능해지면 문재인 정부와 정책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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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에서 상법개정안을 대표발의를 준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21대 국회에서 상법개정안을 대표발의를 준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한 예로 당장 김 위원장의 대표 상품인 경제민주화 법안은 이번 국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준비 중인 상법개정안은 지난 국회에서 김 위원장이 대표 발의한 법안과 같은 내용이다.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이사에 대해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이 골자다. 김 위원장은 이 법안에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고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상법개정안 말고도 20대 국회에서 중점법안으로 삼았던 재벌개혁과 대중소기업 상생 관련 법안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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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왼쪽)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취임 인사차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예방해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두 사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기본소득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김종인(왼쪽)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취임 인사차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예방해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두 사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기본소득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통합당이 진보 이슈를 주도하는 모양새가 되자 정의당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박원석 정책위의장은 “기본소득에 대해서 약간 환상이 있다고 본다. 김 위원장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빵을 먹을 자유’처럼 제목만 이야기 한다”며 “당 내부에 여러 의견이 있는데 정리해서 논쟁에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정의당 관계자는 “정의당이 원래 하려던 정책을 거대양당이 따라하는 것을 제대로 따라하라고 압력을 가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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