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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이재명 제친 ‘정치인 윤석열’… 곤혹스런 정치권

이낙연·이재명 제친 ‘정치인 윤석열’… 곤혹스런 정치권

이근홍, 손지은 기자
입력 2020-11-11 22:28
업데이트 2020-11-1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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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권 지지율 24.7%… 여야 첫 1위

이낙연 22.2% 이재명 18.4% ‘양강’ 균열
홍준표 5.6% 안철수 4.2% 심상정 3.4%

與 “추미애와 갈등, 尹 체급 올려줘” 자성
국민의힘, 6위권도 못 들어 무기력 표출
전문가 “검찰 수사 전반 신뢰 잃을 수도”
침묵의 출근길
침묵의 출근길 윤석열 검찰총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는 차 안에서 두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해 온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는 결과가 11일 나왔다. 그동안 윤 총장이 야권 대선 주자 1위에 오른 적은 있지만 여야를 통틀어 가장 높은 곳에 선 건 처음이다.

쿠키뉴스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야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 윤 총장은 24.7%의 지지를 얻어 이 대표(22.2%)와 이 지사(18.4%)를 따돌렸다. 이어 무소속 홍준표 의원(5.6%),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4.2%), 정의당 심상정 의원(3.4%) 등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중도층이 윤 총장에게 쏠렸다. 중도층에서 윤 총장 지지율은 27.7%로 이 대표(19.1%)와 이 지사(11.8%)를 여유 있게 앞섰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 간 갈등이 지속되며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가진 유권자들이 윤 총장 쪽으로 결집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 장관과 정부·여당이 윤 총장의 체급을 급격히 올린 셈이다.

대선 판도가 뒤집히자 정치권도 술렁이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현직 검찰총장이 사실상 정치를 하고 있다는 ‘윤석열 비판론’과 스스로 자초한 결과라는 ‘반성론’이 공존한다. 다만, 민주당에 대한 심판 성격보다는 갈 곳 잃은 야권 지지자들이 윤 총장을 일시적 피난처로 선택한 것이란 진단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윤 총장은 지지율에 취할 게 아니라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면서도 “우리 당도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의원은 “검찰총장이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도 처음이지만 제1야당 대선 후보가 아예 순위에 없다는 것도 처음”이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은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 윤 총장이 여당이 주도하던 대선판을 흔들었지만, 지지율 상위 6명 중 자당 소속 주자가 1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은 부끄러운 현실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큰 의미를 두고 싶지 않다”면서도 “이 정부의 폭정과 추 장관의 행태에 대한 국민의 반발”이라고 했다. 4선 김기현 의원은 “무기력함을 국민들께 적나라하게 보여 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윤 총장이 정치의 중심에 서면서 검찰 개혁과 검찰 중립은 더 멀어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검찰 개혁은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감정 싸움으로 희화화됐으며, 윤 총장의 말과 행동이 정치적으로 읽히며 검찰 수사 전반에 대한 신뢰가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검찰 개혁도 검찰의 중립성도 신뢰를 잃었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문제가 마무리될 때까지 정치권은 자중하고, 대통령은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거취에 대한 결단을 빨리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2020-11-1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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