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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민주당에 ‘우려’ 전달… 강성 당원들은 ‘언론 10적’ 문자폭탄

靑, 민주당에 ‘우려’ 전달… 강성 당원들은 ‘언론 10적’ 문자폭탄

이민영 기자
이민영, 임일영, 신형철 기자
입력 2021-08-29 22:32
업데이트 2021-08-30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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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언론중재법 상정 ‘기로’

“처리 방침 변화 없다”면서도 신중한 상태
언론단체 제안한 사회적 합의기구 고심
강행 땐 9월국회 파행·독주 프레임 각인
필리버스터 종료 후 새달초 처리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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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내대표 합의 무산
여야 원내대표 합의 무산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갈등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윤호중(왼쪽)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기현(오른쪽)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박병석(가운데) 국회의장 주재로 의사일정 협의를 하기 전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이날 여야 원내대표와 박 의장은 회동에서 합의점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허위·조작 보도에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강행 처리와 숨 고르기의 기로에 섰다. 국회 본회의를 하루 앞둔 29일, 더불어민주당은 표면적으론 강행 처리 방침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여권 내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확산하면서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강행 처리 땐 9월 정기국회 파행은 물론, ‘입법독주 프레임’이 굳어져 대선 국면까지 잃을 게 더 많기 때문이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통화에서 “내일(30일) 상정하고, 전원위원회 하고, 필리버스터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서도 “반대 움직임이 있어 지도부가 답답하고 고민스럽긴 하지만 입장 변동은 없다. 상황 변화 가능성이 있지만 일단 필리버스터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김영호 비서실장도 “지금은 대표가 계속해서 다양한 의견을 듣는 중”이라며 “결정된 것은 없지만, 일단 신중한 상태다. 대표와 원내대표가 상의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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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언론은 사설서 “韓, 언론 통제 우려”
日언론은 사설서 “韓, 언론 통제 우려”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한국 미디어법 개정안, 언론 통제로 이어질 우려’라는 제목으로 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가짜뉴스에 의한 피해 구제가 목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언론 통제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비판한 29일자 사설. 프랑스 일간 르몽드도 지난 27일자 신문 3면에서 “과도한 법 제정으로 다수당인 민주당의 신뢰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내부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언론단체가 제안한 ‘언론과 표현의 자유위원회’와 ‘저널리즘 윤리위원회’ 등 사회적 합의기구도 고민거리다. 민주당이 ‘사회적 합의기구’에 참여한다면 언론중재법 처리는 지연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합의기구에서 어떤 주제로 논의할 것인지를 놓고 전화로 의견을 주고받은 상태”라며 “언론단체의 제안을 고민 중이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기자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PD연합회는 지난 27일 각계 대표자들로 사회적 합의기구를 신설해 언론 관련법을 종합적으로 개선하고 언론 피해 구제 방안을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수적 우세로 종결하고 개정안을 강행 처리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반발을 우려해 필리버스터가 자동 종료된 후 9월 초에 개정안을 처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물러서기에는 언론개혁을 요구해 온 강성 지지층의 반발이 걱정되는 상황이다. 민주당 강성 당원들은 이상민, 조응천 의원 등 언론중재법 처리에 부정적인 의원들을 ‘언론 10적’으로 명명하고, 문자 폭탄을 퍼붓고 있다.

청와대는 그간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강행 드라이브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할 사안”이라며 철저하게 선을 그어 왔다. 이 법을 지지하는 민주당 핵심지지층과 반대 여론, 당청 관계까지 두루 감안해서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법사위를 통과한 개정안에 우려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언론철학에 부합하지 않을 뿐더러 강행 처리 땐 고스란히 청와대의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미 ‘퇴임 후 안전보장법’이라며 문 대통령을 엮은 보수야권은 물론 언론·시민사회단체들도 일제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압박할 것은 불 보듯 훤하기 때문이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청와대의 우려와 뜻이 당에 전달된 것은 맞다”면서 “무리한 결론이 나지 않도록 조율이 이뤄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2021-08-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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