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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김재익, 75, 그리고 현오석

박정희, 김재익, 75, 그리고 현오석

입력 2013-02-19 00:00
업데이트 2013-02-19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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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총리 후보 인연 화제

‘아버지의 이름으로?’

오른쪽이 당시 사무관이었던 현오석 후보자다. 가운데는 훗날 경제수석을 지낸 한이헌 경제조사과장. 다음 카페 ‘청춘대학교’ 제공
오른쪽이 당시 사무관이었던 현오석 후보자다. 가운데는 훗날 경제수석을 지낸 한이헌 경제조사과장.
다음 카페 ‘청춘대학교’ 제공
박근혜 정부의 주요 인선이 속속 이뤄지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 화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중용한 인사들 가운데 상당수가 어떤 형태로든 박 전 대통령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부활한 경제부총리로 내정된 현오석 후보자도 박정희 정권 때 경제관료였던 고(故) 김재익씨와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18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현 후보자는 1980년대 당시 경제수석이었던 고인의 적극적인 권유와 도움으로 미국 유학길에 올라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당시 김 전 수석은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 경제기획국장, 현 후보자는 사무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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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인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18일 KDI로 출근하고 있다. 그의 뒤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쓴 액자가 보인다. KDI는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1971년 3월 설립됐다. 작은 사진은 김재익(왼쪽)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장이 1977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 투자 유치차 미국을 방문했을 때의 모습.  연합뉴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인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18일 KDI로 출근하고 있다. 그의 뒤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쓴 액자가 보인다. KDI는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1971년 3월 설립됐다. 작은 사진은 김재익(왼쪽)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장이 1977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 투자 유치차 미국을 방문했을 때의 모습.
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이 ‘경제대통령’이라고 치켜세웠던 김 전 수석은 1976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1970~1980년대 고도성장을 이끌었다. 1983년 미얀마 아웅산 폭탄테러로 목숨을 잃었다. 독재정권에 협력한다고 항의하는 아들을 “시장경제가 자리 잡으면 정치 민주화는 자연히 따라온다”는 말로 설득한 일화는 유명하다.

현 후보자는 1975년 제4차 경제개발 5개년(1977~1981년) 계획을 짠 ‘75기획포럼’ 멤버이기도 하다. 당시 경제기획국 멤버들로 구성된 모임이다. 2003년 김 전 수석 추모회 때는 사회도 봤다. 이 자리에서 현 후보자는 “김 전 수석 때가 우리 경제의 전환점이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현오석 경제팀의 정책 방향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인물로 김 전 수석을 꼽는 이유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 후보자라면) 최소한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같은 인위적인 고환율 정책을 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재무부(MOF) 출신과 경제기획원(EPB) 출신의 차이를 딱 잘라 말할 순 없지만 (EPB 출신인 현 후보자가) 정책 드라이브를 걸기보다는 시장경제 중시 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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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후보자의 경제부총리 내정으로 ‘모피아’(모프+마피아)들은 내심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박 당선인의 모피아 경계론이 일정 부분 확인된 데다 현 후보자가 존경하는 김 전 수석이 EPB 출신을 중용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의 대표적인 EPB 라인은 김동연 차관, 주형환 차관보, 홍동호 정책조정관리관, 김규옥 기획조정실장 등이 꼽힌다. 모피아들 사이에서는 요직에서 밀려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감지된다.

현 후보자뿐만 아니라 박 전 대통령과 인연이 얽혀 있는 새 정부 인사는 많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1961년 국가재건최고회의 고문을 지낸 류형진(작고) 대한교육연합회장의 아들이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아버지는 박정희 정권 때의 서종철(작고) 국방 장관이다.

안상훈 고용복지분과 인수위원은 박 전 대통령 때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김기춘 전 법무장관의 사위다. 최성재 인수위 고용복지분과 간사는 박 전 대통령과 고 육영수 여사의 이름을 따서 만든 서울대 기숙사 ‘정영사’ 출신이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3-02-1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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