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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기념식 간 ‘사죄’ 주호영, 주먹 쥐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5·18 기념식 간 ‘사죄’ 주호영, 주먹 쥐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05-18 16:27
업데이트 2020-05-1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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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황교안 방문 때와 달리 항의 시위 사라져… 방문 전 ‘5·18 망언’ 사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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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원내대표,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주호영 원내대표,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2020.5.18
연합뉴스 TV 제공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유족에게 사과하고 주먹을 흔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해 눈길을 끌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나란히 서 주먹을 쥐고 위아래로 흔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따라 불렀다.

지난해 황교안 전 대표는 광주 시민들의 거센 항의로 인해 버스에서 내려 추모탑까지 가는 데 15분이 걸렸지만 이날 시위대는 보이지 않았다.

이는 주 원내대표가 앞서 당내 5·18 비하 발언에 대해 사죄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가운데)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2019년 5월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리는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려다 시민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2019.5.18 연합뉴스
황교안(가운데)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2019년 5월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리는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려다 시민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2019.5.1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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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과 주호영 원내대표
문 대통령과 주호영 원내대표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2020.5.18 연합뉴스
김진태 등 ‘북한군 개입’ 발언 경징계 논란
주호영 16일 “당 일각 모욕 발언 죄송”

주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배포한 입장문에서 “당 일각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모욕하는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있어 왔고, 아물어가던 상처를 덧나게 했던 일들도 또렷이 기억한다”면서 “이유를 막론하고 다시 한번 5·18 희생자와 유가족, 상심하셨던 모든 국민 여러분께 매우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통합당은 자유한국당 시절인 지난해 4월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 등이 5·18에 대한 모욕에 가까운 부적절한 발언을 한 데 대해 ‘솜방망이’ 징계를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당시 한국당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김진태 의원과 김순례 최고위원에 대해 각각 경고와 당원권 정지 3개월의 징계를 결정했었다.

이들은 지난 2월 김 의원과 이 의원이 공동 주최한 5·18 진상규명 공청회에서 “5·18에 북한군이 개입해 시위를 선동했다”는 내용의 극우 논객 지만원 씨의 강의에 동조하고 “5·18 유공자라는 괴물집단이 세금을 축내고 있다” 등의 폄훼 발언을 해 징계위에 회부됐었다.
자유한국당의 김순례(왼쪽) 최고위원과 김진태 의원.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의 김순례(왼쪽) 최고위원과 김진태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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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원내대표의 국립5?18민주묘지 방명록
주호영 원내대표의 국립5?18민주묘지 방명록 5?18민주화운동 40주기인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문에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작성한 방명록.
‘5월 정신으로 자유와 정의가 역동하는 하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습니다’라고 쓰여있다. 2020.5.18/뉴스1
방명록에 “5월 정신으로 하나 된 대한민국”
주호영 “5·18 유공자 예우법 개정안 힘 모을 것”

주 원내대표는 “개인의 일탈이 당 전체의 생각인 양 확대·재생산돼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일으키는 일을 다시 반복해선 안 된다”면서 “5·18을 기리는 국민 보통의 시선과 마음가짐에 눈높이를 맞추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5·18 민주묘역을 조성한 것도, 5·18 특별법을 제정해 5·18을 민주화운동으로 명명한 것도, 모두 고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에서 시작됐다”면서 “통합당은 YS 정신을 이어받은 유일한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5·18 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 민주화운동유공자유족회’, ‘5·18 민주화운동공로자회’를 법정 단체화해 예산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5·18 민주유공자 예우법’ 개정안을 처리에 힘을 모으겠다고 약속했다.

주 원내대표가 잘못된 과거 행태와 발언에 대한 공식 사과 입장을 내놓으면서 호남의 분노한 민심이 다소 가라앉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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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여 인사하는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고개 숙여 인사하는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문 앞에서 언론 인터뷰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2020.5.1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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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원?박기순 열사 묘비 어루만지는 주호영
윤상원?박기순 열사 묘비 어루만지는 주호영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윤상원?박기순 열사 묘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0.5.18/뉴스1
주 원내대표는 방명록에 ‘5월 정신으로, 자유와 정의가 역동하는 하나 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겠습니다’라고 썼다.

참배를 마친 그는 “5·18 민주화운동을 둘러싼 갈등과 상처를 모두 치유하고 5·18 정신으로 하나 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민주화운동 이미 법적으로 평가”
이종명 징계 부실에는 “당 달라 방법 없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민주화운동의 성격이나 권위에 대한 평가는 이미 법적으로 정리됐다”면서 “간혹 딴소리를 해서 마음에 상처를 드린 분들이 있는데 그분들이 잘못된 것”이라며 재차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지난해 ‘5·18 망언’ 당사자인 이종명 의원에 대한 징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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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은 18일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2020. 5. 18 박지환 기자popocar@seoul.co.kr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은 18일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2020. 5. 18 박지환 기자popocar@seoul.co.kr
이 의원의 ‘5·18은 폭동’ 발언과 관련해 당 윤리위원회가 제명을 결정했으나 최종 의결이 1년 가량 미뤄졌다. 이 의원은 지난 총선을 앞두고 제명 절차를 밟아 통합당의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으로 이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당이 다르기 때문에 더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고, 징계도 한 번 하고 나면 두 번, 세 번 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고 답해 추가 징계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배현진 원내대변인 등과 함께 국립 5·18 민주묘지로 이동해 참배하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5·18 민주화운동 이후 2년 뒤인 1982년 사법시험(24회)에 합격해 판사의 길을 걷다가 2004년 한나라당(현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발을 디뎌 대구에서 내리 4선을 지냈고 이번 21대 총선에서도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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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묘지 참배 마친 주호영
5?18묘지 참배 마친 주호영 5?18민주화운동 40주기인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문에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당선인들이 원유철 대표 등이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2020.5.18/뉴스1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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