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외교 선봉 박인국 유엔대사 전화 인터뷰
박인국 주 유엔대표부 대사는 7일 천안함 사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논의와 관련, 중국의 입장 변화 가능성에 조심스러운 기대를 나타냈다. 박 대사는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안보리 회부 직전 한국에서 한·중 정상회담이 열렸던 점을 상기시킴으로써 대(對)중국 설득에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음을 내비쳤다.박인국 주 유엔대표부 대사
박 대사는 지난 4일 안보리 의장국인 멕시코의 클라우데 에예르 유엔 주재 대사를 만나 천안함 사태를 안보리에 회부하는 내용의 서한을 직접 제출하는 등 천안함 유엔 외교전의 선봉에 서 있다.
→유엔에서 중국의 입장이 어떤가. 여전히 변화가 없나.
-(한·중)정상회담을 했으니까 좀 두고 봐야 한다. 정상회담이라는 것이 간단한 게 아니다. 정상회담을 했다고 당장 뭐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상들이 만나서 논의한 만큼 두고 보자.
→우리가 안보리 의장국에 천안함 사건을 회부하는 서한을 제출했는데, 북한에서 혹시 그에 대한 반박 서한을 의장국에 제출했나.
-아직 그런 움직임은 없다. 여기가 지금 주말이라….(한국은 지난주 금요일 서한을 제출했다.)
→주 유엔 북한 대사 등의 움직임은 어떤가. 북한이 다른 나라에서는 결백을 주장하는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는데.
-유엔에서도 다른 나라(제3국) 대사들을 만나서 자기네 입장을 얘기한다고 들었다.
→무슨 얘기를 한다고 하나.
-그런 걸 다른 나라 대사들한테 일일이 물어보지는 않는다. 우리가 북한의 동태에 목매고 있다는 인상을 줄 우려가 있어서다. 의연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북한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 알 만하지 않나.
→북한 외교관들이 우리에게 접근해서 무슨 주장을 한 적은 있나.
-그런 적은 없다.
→중국, 러시아 외에 다른 안보리 이사국들은 협조적인가.
-평소에는 다들 우리와 사이가 좋다. 하지만 안보리 표결은 그 나라의 대표로 임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심할 수는 없다.
→안보리에서 이스라엘의 국제 구호선 공격 건, 이란 핵 건 때문에 천안함 논의가 후순위로 밀릴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안 그래도 (먼저 회부된)순서가 있는데 중간에 끼어들기 힘든 측면이 있다. 사람도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없듯이….
→안보리에서 이달 안에 결론을 낼 수 있겠나.
-시기를 단정할 수는 없다. 빨리 끝내는 것도 좋지만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안보리 회의에 참석해서 의견을 개진할까.
-그건 알 수 없지만 워낙 바쁜 분인데 참석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할 수도 있겠지만….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2010-06-08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