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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도’ 중시 분위기에 무리수?… T50 수출 악영향 우려

‘충성도’ 중시 분위기에 무리수?… T50 수출 악영향 우려

입력 2011-02-22 00:00
업데이트 2011-02-22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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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정보사냥’ 왜… 외교·무기수출 파장

국정원 직원이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이 묵었던 호텔에 몰래 들어가 정보를 빼내려다 들통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국정원은 직원들의 연루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정황 증거상 국정원 직원이 개입했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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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잠입사건’으로 국내 방위산업 수출 길에 악재로 작용할지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아부다비 국립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개막된 중동·아프리카 방위산업 전시회(IDEX)에서 모하메드 알 나흐얀(왼쪽) UAE 왕세자가 LIG 넥스원 관계자 등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방사청 제공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잠입사건’으로 국내 방위산업 수출 길에 악재로 작용할지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아부다비 국립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개막된 중동·아프리카 방위산업 전시회(IDEX)에서 모하메드 알 나흐얀(왼쪽) UAE 왕세자가 LIG 넥스원 관계자 등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방사청 제공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 문제가 의제로 오르지는 않아 관련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때문에 이 대통령은 이미 다른 비선을 통해 보고받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들은 “수사 중인 사안인 만큼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 입을 굳게 다물고 있지만, 국정원 직원의 연루 가능성을 직설적으로 부인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국정원 소행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정원의 한 관계자는 “사실 관계가 다르다.”면서도 “국익을 먼저 생각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전통적인 우호 관계에 있는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외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국내 정치에도 직접적인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주 리비아 대사관에 나가 있던 국정원 직원이 무리한 정보활동을 벌이다 추방된 이후 또 한번 국정원 직원들이 물의를 빚으면서 취임 2년째를 맞는 원세훈 원장이 정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 여권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국정원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이 ‘충성도’를 중시하는 조직 분위기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대두한다. 일부 언론에 사건의 자초지종이 알려진 것도 여권 내부의 알력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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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방산 수출에서 가장 유망한 품목인 T50이 지난 2008년 10월 14일 편대비행 훈련하는 모습.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국내 방산 수출에서 가장 유망한 품목인 T50이 지난 2008년 10월 14일 편대비행 훈련하는 모습.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당초 국정원은 T50 고등훈련기를 인도네시아에 수출하기 위해 사전에 관련 정보를 빼내려고 무리수를 둔 것으로 보이지만, 인도네시아 수출 건은 거의 성사 단계로 국정원이 어설프게 개입하면서 국제적인 망신을 자초하고, 수출 건마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 있다.

T50은 방산 수출 목표의 가장 큰 규모로 평가받고 있는데, 현재 인도네시아는 훈련기 도입 사업을 추진하면서 한국과 러시아를 두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작업이 한창이다.

최근까지 한국과 러시아가 평가 과정에서 1, 2위를 다투며 경쟁하고 있으며 조만간 인도네시아 내부 감찰위원회가 열려 사업의 공정한 진행 여부와 사업자들에 대한 평가가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이명박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방문 이후 인도네시아 정부는 러시아보다 한국 T50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 정부는 T50의 첫 수출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국내 정부기관의 소행이란 의혹이 제기되면서 T50 수출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정부는 훈련기 도입 사업을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와 미국, 인도 등에 T50 수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정에서 우리가 이탈리아에 밀린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도 재협의를 타진 중이다.

지난해 방사청은 방산수출 15억 달러를 목표로 정하면서 T50 수출 목표를 4억 달러로 세웠다. 하지만 지난해 수출의 꿈이 좌절되면서 4억 달러 목표는 사라졌다. 올해도 방사청은 16억 달러 수출 목표를 정하고 이 가운데 4억 달러를 T50으로 따내겠다는 계획이다.

김성수·오이석기자 sskim@seoul.co.kr
2011-02-2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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