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항공기 수출 ‘중동 벽’ 뚫었다

국산 항공기 수출 ‘중동 벽’ 뚫었다

입력 2013-12-12 17:00
업데이트 2013-12-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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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러시아·체코 눌러…로우급 전투기 시장 진출 ‘물꼬’

국산 경공격기 FA-50(이라크 수출 모델명 T-50IQ)의 이라크 수출 성사는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로우(Low)급 전투기의 세계시장 진출 가능성을 보여준 계기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세계 무기시장에서 큰 손이면서 제품을 까다롭게 고르기로 유명한 중동의 장벽을 처음 뚫은 것은 다른 나라로의 수출 가능성을 더욱 열어준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번에 영국(Hawk-128)과 러시아(Yak-130), 체코(L-159) 등 전통적인 항공기 개발 강국을 제치고 계약을 성사한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

항공업계의 한 전문가는 12일 “T-50급의 고등훈련기 1대 수출은 중형 자동차 1천대 수출과 맞먹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발생한다”면서 “부가가치율도 자동차의 2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국산 고등훈련기인 T-50과 동급의 훈련기 세계 시장은 3천대 이상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시장 규모로 미뤄 이번 이라크 수출 성사가 세계 시장 진출의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에 FA-50이 중동 벽을 넘은 과정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경쟁국의 하나였던 체코는 가격을 대폭 낮추고 총리와 국방장관까지 가세해 이라크를 공략했다는 후문이다. 체코는 지난해 10월 일부 외신에 이라크가 L-159를 도입하기로 했다는 거짓 정보를 흘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FA-50이 ‘실제 작전운용 과정에서 우수성과 안정성, 운용 경제성 등이 높게 나타났다’고 현실감 있게 다가갔고, 이라크 조종사 훈련을 지원하면서 이라크 공군도 움직였다고 한다.

이라크 아르빌에 파병됐던 자이툰부대의 대민 봉사 활동 등 한국군의 우호적인 인상도 이번 수주에 영향을 줬다고 KAI 측은 설명했다.

지난 2009년 2월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 방한 때 T-50 계열의 항공기를 소개하면서 FA-50 판매전은 시작됐다. 2011년 7월에는 이라크 공군과 국방부의 T-50 평가단이 방문해 비행을 평가하기도 했다.

작년 1월부터 가격제안서 절충과 조종사 훈련지원 계획서 제출 등 양측의 협상이 구체화했고 11월 이라크는 고등훈련기 도입을 위한 계약위원회를 구성했다.

지난 5월에는 우리 정부가 이라크 정부에 T-50 수출을 위한 박근혜 대통령 친서를 발송하기도 했다. 또 7월에는 강창희 국회의장이 이라크를 방문, 알말리키 총리를 만나 우리나라 항공산업과 고등훈련기 우수성을 적극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성용 KAI 사장은 “우리 정부와 함께 효과적인 민·관·군 협력 마케팅 활동을 펼친 끝에 수출을 성공시켰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2011년 5월 인도네시아에 16대의 T-50을 수출한 데 이어 FA-50 24대의 이라크 수출 계약을 성사시킨 것은 국산 항공기 수출산업화와 차세대 신성장 동력산업화 가능성을 높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사업과 소형 무장헬기(LAH)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국산 헬기인 수리온의 파생형으로 해상작전헬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4천600억 달러인 세계 항공산업의 시장 규모는 2020년께 7천500억 달러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0.5%에 그치고 있다.

하 사장은 “앞으로 한국형 전투기와 소형 민수·무장헬기, 수리온 파생형 헬기 등 국산 항공기 개발에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이 이뤄진다면 항공산업이 자동차, 반도체에 이어 창조경제를 견인할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산 T-50 계열 항공기는 차세대 전투기 훈련에 최적의 기종으로 고등훈련부터 로우급 전투기 대체를 위한 공격기까지 탄력적 운용이 가능하다”면서 “최근 구매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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