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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순 北병사, GP 턱밑에서 ‘하룻밤’

귀순 北병사, GP 턱밑에서 ‘하룻밤’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5-06-17 00:02
업데이트 2015-06-17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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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감시에 허점 드러나” 지적…軍 “안개·잡목으로 식별 어려워”

지난 15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귀순한 북한군 병사는 귀순 하루 전 비무장지대(DMZ) 내 우리 군 경계초소(GP) 인근에서 하룻밤 머물렀던 것으로 16일 밝혀졌다. 운전병 출신인 이 병사는 전방이 아니라 후방인 함흥에서 탈영해 일주일간 200여㎞를 이동한 사실도 확인됐다.


군과 정보 당국은 19세의 귀순 북한 병사가 함흥 지역의 여단급 부대 보위부장(한국군 대령급)의 운전병으로 잦은 병영 내 구타에 염증을 느껴 지난 7일 부대를 이탈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 병사는 키 163㎝, 몸무게 54㎏의 왜소한 체구로 알려졌다.

그는 일주일간 차량을 타거나 걸어 남쪽으로 200여㎞를 이동해 14일 강원 철원 인근 북한군 중동부 전선에 도착했다. 그는 14일 밤 북한군이 쳐놓은 DMZ 철책을 통과한 뒤 어둠을 이용해 MDL에서 남쪽으로 500여m 떨어진 우리 군 GP 인근 언덕까지 접근했다. 이후 이 언덕에서 15일 아침 날이 밝을 때까지 대기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 병사는 15일 아침 날이 밝자 언덕에서 500여m 떨어진 우리 군 GP 가까이 접근했다”고 말했다. 이 병사는 오전 7시 55분쯤 GP를 둘러싼 철조망 외곽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냈고 근무 중이던 GP 경계병이 이를 발견했다. 이후 GP 부소초장이 뛰어나와 확인하는 과정에서 북한군 병사는 “북군이다”라고 귀순 의사를 표명했다. GP 부소초장은 오전 8시 귀순 병사를 GP 안쪽으로 유도했다. 북한군 병사가 식별된 곳은 GP 상황실에서 4m 거리였다. 하지만 DMZ 내 GP의 임무가 철책선 경계를 담당하는 최전방 일반전초(GOP)로 접근하는 적을 감시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이 병사가 언덕에서 GP에 접근하는 동안 군 당국이 식별하지 못한 것은 감시에 허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14일 저녁 8시 30분부터 10m 앞 사물도 식별하기 어려운 안개가 끼었고 잡목이 우거져 있어 열상감시장비(TOD)로도 식별이 어렵다”라면서 “GP 외곽 철조망 아래는 경사가 가파른 낭떠러지”라고 해명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5-06-1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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