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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오찬에 날아든 北미사일… 왕이 “군사적 조치 자제해야”

한중 오찬에 날아든 北미사일… 왕이 “군사적 조치 자제해야”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21-09-15 21:50
업데이트 2021-09-16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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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왕이, 난처해진 방한

정의용과 만남서 “남북관계에 도움 안 돼”
北, 한중 관계 증진에 찬물 끼얹은 셈
中외교부도 “대화 필요” 긴장 고조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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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왕이(왼쪽)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접견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한 뒤 왕 위원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왕이(왼쪽)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접견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한 뒤 왕 위원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북한이 15일 낮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시각,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서울 한남동 외교장관 공관에서 정의용 장관과 오찬을 앞두고 있었다. 북한은 가장 극적인 시점을 노렸을지 몰라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메시지를 갖고 한국을 찾은 왕이 위원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든 모양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낮 12시 34분, 39분쯤 두 차례에 걸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왕이 위원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뒤 한남동 공관에서 오찬을 시작하기 직전이었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양 장관이 대화하던 중 정 장관이 북한 미사일 발사를 보고받았고, 이를 왕이 위원과 공유했다. 낮 12시 45분쯤 시작된 오찬에서도 관련 대화는 이어졌고, 양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대화 재개를 위한 상황 조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공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양 장관은 이런 군사적 조치가 남북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언급했다”며 “왕이 위원은 일방의 군사적 조치가 한반도 상황의 악순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련국이 자제할 것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앞서 왕이 위원은 외교부 청사에서 정 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북한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군사행동을 하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모두 대화를 재개하는 방향으로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대화로 각국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며 한반도 내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경계했다.

하지만 북한은 치밀한 계획에 따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에 미사일 발사 시험을 강행하면서 결과적으로 내년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한중 양국 간 관계 증진을 논하는 날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패턴이 지난 3월 순항미사일을 쏜 뒤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똑같다”면서 “북한이 핵무력을 고도화하기 위한 일련의 행보로 정치적 타이밍만 이때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21-09-1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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