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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양형섭 “다음 지도자는 김정은”…후계가속 왜?

北양형섭 “다음 지도자는 김정은”…후계가속 왜?

입력 2010-10-09 00:00
업데이트 2010-10-09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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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의 양형섭 부위원장이 8일 APTN과 인터뷰에서,‘청년대장’ 김정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뒤를 이어 북한의 지도자가 될 것임을 공식적으로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매체들은 지금까지 김정은이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고,당대표자회에서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임명됐다는 사실을 전할 때도 별도로 그를 부각시켜 언급하거나 ‘후계자’로 호칭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형식상 북한 정부를 대표하는 위치에 있는 양형섭이 세계적인 유력 언론사를 통해 북한의 차기 후계자가 김정은임을 공식 확인한 것이다.

 북한에서 APTN과 같은 외신과 인터뷰를 하려면 최고권력자의 사전 재가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다시 말해 이 인터뷰 내용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의중이 담겨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양형섭의 이 발언은 특히 지난달 27일 김정은이 ‘대장 칭호’를 받고 공식 후계자로 나선지 불과 11일만에 나온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그만큼 북한이 김정은 후계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앞으로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시찰)를 따라다니는 수준을 넘어서,김정은의 공개활동 보폭이 크게 넓어지고 김정은 우상화를 겨냥한 대민 선전선동도 대폭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형섭의 발언 가운데 또 눈길이 가는 대목은 김정일 위원장과 김정은에 대해 미묘한 ‘시제 차이’를 두고 충성심을 표현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김 위원장에 대해서는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를 모신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과거형(‘모신 것’)을 쓴 반면 김정은에 대해서는 “이제 청년대장 김정은 동지를 모실 영예를 얻게 됐다”며 미래형(‘모실’)을 쓴 것이다.

 이를 놓고 김 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한테로의 ‘권력 이동’이 예상보다 신속히 이뤄질 것임을 암시하는 ‘행간의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실 김정은 후계가 공식화된 마당에 김 위원장한테 집중돼 있던 권력이 김정은한테 단계적으로 넘어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공개적으로 권력의 이동을 언급한 것은 과거 북한체제의 속성에 비춰 예상밖이라는 분석이 많다.왜냐하면 그렇지 않아도 조만간 가시화될 김 위원장의 권력 위축,다시 말해 ‘권력누수’가 한층 가속화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런 부담을 감수해가며 후계구축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아무래도 김 위원장의 건강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살아 있는 권력’인 김 위원장의 권위에 일정 부분 훼손이 생기더라도 김정은 후계구축을 서둘러야 하는 사정은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 외에 상상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김 위원장은 2008년 8월 뇌졸중으로 쓰러졌지만 현재는 상당히 회복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번 중국 방문 때 촉박한 일정을 소화하며 먼 거리를 이동한 것이나,지난달 하순 당대표자회 때의 비교적 활기찬 모습을 볼 때 적어도 당장 문제가 생길 정도는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최고권력자의 건강이 완전하지 않아 언제라도 위급한 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후계구축에 속도를 내는 이면에 깔여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제기된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이기동 책임연구위원은 “김정은 후계구축 속도가 생각보다 빠른 것은 사실”이라면서 “아무래도 김 위원장 의 건강이 갑자기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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