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실무접촉서 이견없이 동의
2010년 10월을 끝으로 중단됐던 남과 북의 이산가족 상봉이 3년 4개월 만에 재개된다.남북은 5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고 오는 20~25일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개최하는 합의서를 채택했다. 당초 우리 정부가 제의했던 이달 17~22일보다 사흘 늦어진 시기다. 북한은 이날 내부 사정을 이유로 20일부터 시작되는 일정을 제시했다.
‘키리졸브’ 한·미 연합훈련 기간이 이번에 확정된 이산가족 상봉 시기와 일부 겹치게 돼 북측의 의도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한·미 훈련을 이유로 상봉 시기를 3월 이후로 늦출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이번 실무접촉에서는 큰 이견 없이 2월 상봉이 합의됐다는 게 통일부의 설명이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면 남북 간 대화 국면도 본격화되는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측 상봉단의 숙소는 우리 측 요구대로 금강산호텔과 외금강호텔로 확정됐고 상봉 규모는 지난해 9월 남북 간 교환했던 명단을 대상자로 양측 각각 100명으로 결정됐다.
우리 측은 이번 실무접촉에서 지난해 이산가족 상봉 합의가 일방적으로 무산된 데 대한 유감 및 재발 방지를 표명했고, 북측도 재발 방지에 동의했다. 북한은 지난해 8월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했지만 행사 나흘 전 일방적으로 연기한 바 있다.
아울러 상봉 정례화와 생사 확인, 서신 교환 등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및 납북자 생사 확인 방안을 우리 측이 집중 제기했지만 향후 지속적인 협의 사안으로 남겨졌다. 정부는 연내 추가 상봉 및 화상 상봉 개최 등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시설점검단은 7일 상봉 장소인 금강산으로 파견될 예정이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2014-02-06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