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김기남 비서 언급 이후 급속 확산
북한이 올해 들어 경제강국 건설을 독려하기 위한 대중동원 구호로 ‘조선속도’라는 신조어를 사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1절’(노동절)인 지난 1일 1면에 ‘전체 근로자들이여, 위대한 당의 영도 따라 조선속도를 창조하며 폭풍 쳐나가자’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사설은 “지금 우리 당은 강성국가 건설의 모든 전선에서 대비약, 대혁신을 일으키며 새로운 주체 100년대를 대표하고 추동할 수 있는 조선속도를 창조해나갈 것을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군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수개월 만에 ‘1월8일 수산사업소’를 건설한 것을 조선속도의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1월8일 수산사업소는 취약계층에게 수산물을 공급하는 시설로, 김 제1위원장이 지난 1월 초 건설을 지시한 이후 단기간에 완공돼 지난달 30일 조업을 시작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달 이곳을 방문해 수산사업소가 빨리 세워진 것이 “놀라운 기적”이라며 “이것이야말로 조선속도”라고 치하했다.
북한 매체에서 ‘조선속도’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올해 1월 23일이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중국 신화통신 인터넷판인 신화망(新華網)에 ‘마식령에서 조선속도 체험’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고 소개했다.
이후 한동안 사용되지 않던 이 용어는 지난달 10일 김정은의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재추대를 기념하는 평양시 경축대회에서 김기남 노동당 비서의 입에 오르면서 급속히 퍼져 나갔다.
당시 김 비서는 “마식령속도, 희천속도 창조자들의 그 기상, 그 본때로 내달려 조선속도라는 세계적인 새로운 시대어를 창조해나가자”라고 독려했다.
희천속도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9년 자강도 희천발전소 건설을 다그치며 내놓은 구호이고, 마식령속도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지난해 6월 마식령스키장 건설을 독려하는 호소문에서 처음 사용했다.
중국 매체에서 처음 등장한 조선속도가 ‘선전선동의 귀재’로 통하는 김기남 비서의 입을 거치며 희천속도와 마식령속도를 잇는 ‘시대어’로 자리 잡은 셈이다.
조선속도는 향후 북한의 경제 현장에서 주민들의 노력을 동원하는 핵심 구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마식령스키장이 이미 완공된데다 대내외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도 있는 점을 감안해 김정은 정권이 경제 현장의 새로운 구호로 조선속도를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