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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체제 ‘치부 드러내기’ 통치 눈길

북한 김정은 체제 ‘치부 드러내기’ 통치 눈길

입력 2015-03-01 10:15
업데이트 2015-03-0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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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벌로 인한 산림 황폐화 강력 지적…과거 잘못 과감히 비판

북한이 김정은 체제 들어 정책의 문제나 실패 같은 치부를 과감히 공개하며 시정을 요구하는 방식의 통치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식수절’(3월 2일)을 앞두고 발표한 담화에서 만성적 산림 황폐화 문제를 지적하며 벌목에 대해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문제 삼을 것을 주문했다.

김 제1위원장은 담화에서 “고난의 행군시기부터 사람들이 식량과 땔감을 해결한다고 하면서 나무를 망탕(마구) 찍은데다 산불방지대책도 바로 세우지 못하여 나라의 귀중한 산림자원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산림정책의 실패도 자인했다.

북한이 중앙통신이나 노동신문 등 매체를 통해 김 제1위원장의 질책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 제1위원장은 집권 첫해인 2012년 5월 평양 만경대유희장의 인도에 난 잡초를 직접 뽑으며 관리 부실을 나무랐고, 이듬해 6월에는 기계공장 혁명사적관 건설 상황에 대해 “한심하다”고 혹평하며 관계자들을 비난했다.

지난해에는 메기 양어장인 ‘5월9일메기공장’, 인민군 제681군부대 관하 포병구분대 포사격 훈련 현장 등을 잇달아 찾아 사업 및 훈련 진행 상황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지난해 5월 평양에서 23층 아파트 붕괴사고로 대형 인명피해가 났을 때는 이례적으로 사고발생 닷새 만에 노동신문을 통해 사고 발생 및 인명피해 소식을 전했다.

당시 노동신문은 사고 책임자로 지목된 최부일 등 간부 5명이 주민과 유가족 앞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을 보도했고, 김 제1위원장도 얼마 뒤 대동강변에 건설 중인 김책공업종합대학 교육자 아파트 건설현장을 찾아 안전을 강조했다.

북한이 이처럼 지도자의 입을 통해 직접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인민에게 당이나 군 관료들의 잘못을 공개하는 일은 김일성 주석은 물론 김정일 국방위원장 통치 체제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북한에서 지도자는 ‘최고 존엄’으로서 결점과 잘못이 있을 수 없는 ‘신격화’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제1위원장은 무오류의 신격화된 권력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통치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김 제1위원장의 이런 통치 스타일은 어린 나이에 집권하면서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는 지도력을 보완하는 동시에 민심을 결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런 문제점이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통치하던 시절 잘못된 관행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에서 김 제1위원장이 비교적 자유롭게 비판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정은은 젊고 정치 경험은 부족하다는 점에서 관료들의 책임성을 강조하고 질책해 리더십을 부각하면서 주민들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종의 선대 사업을 계승 발전한다는 점에서도 질책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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