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커드 계열 2발 동해상으로
북한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반발해 ‘키리졸브’ 연습 첫날인 2일 스커드 계열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북한은 이날 외교 당국 명의의 성명을 통해 전면전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군사적 긴장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이영주(오른쪽 두번째) 해병대사령관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키리졸브(KR)와 독수리연습(FE)이 시작된 2일 백령도의 해병대 제6여단을 찾아 전투 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군 당국은 발사된 탄도미사일의 최고 속도가 마하 4.3(시속 약 5260㎞), 최고 고도가 134㎞인 점을 감안해 최대사거리 500㎞의 스커드C 미사일로 추정하고 있다.
서해안에 인접한 남포에서 동북 쪽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북한 내륙을 가로질러 원산 호도반도를 지나 갈마반도 남쪽 50㎞ 공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은 올 들어 지난달 6일과 8일, 20일에도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이날 서해안에서 동해로 발사된 스커드 미사일은 사거리가 가장 길다. 북한이 이동식 발사대를 활용해 한반도 전역을 핵과 미사일로 위협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의 도발이 의도적으로 위기를 조성해 남북 관계 악화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고 남북 관계의 주도권을 쥐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도발적 행위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직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적들의 사소한 도발 책동에도 조국통일대전으로 대답할 멸적의 의지에 넘쳐 있다”고 강조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가진 이상 자신들이 결코 수세가 아니라는 판단에서 강하게 대응하겠다는 의미”라고 봤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이 끝나는 다음달 말까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포 사격을 실시하는 등 지속적인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북한이 대남매체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총탄이 아닌 대포나 미사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위협해 이를 빌미로 한 도발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5-03-03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