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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현실 조작’ 폭로한 러시아 다큐 영화

北 ‘현실 조작’ 폭로한 러시아 다큐 영화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5-12-30 22:44
업데이트 2015-12-30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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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 선전 위해 주인공 집·가족도 바꿔

러시아 다큐멘터리 영화가 체제 선전을 위해 등장인물의 현실을 조작하는 북한 당국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북한이 상영 중단을 요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30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러시아 다큐멘터리 감독 비탈리 만스키가 만든 ‘태양 아래’는 ‘진미’라는 이름의 8살 북한 소녀가 조선소년단에 가입해 김정일 생일 기념행사를 준비하는 과정 등 평양 주민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영화에서 진미는 봉제공장 직원인 아버지, 유제품 공장에서 일하는 어머니와 함께 평양의 넓고 안락한 아파트에 사는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이런 배경은 북한 당국이 조작한 ‘가짜 현실’이라는 점이 드러난다. 북측 경호원들이 등장인물에게 적절한 대사와 반응을 하나하나 지시하는 모습이 함께 나오기 때문이다. 촬영 후에도 켜 뒀던 카메라에 이 같은 현장이 고스란히 찍혔다. 감독은 민감한 장면들을 따로 복사해 두거나 편집해 놓는 방법으로 북한 당국의 검열을 피했다.

만스키 감독이 처음부터 이런 영화를 찍으려 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처음에 평양 주민의 일상을 찍고자 북한 소녀 5명을 인터뷰한 뒤 진미 가족을 주인공으로 낙점했다. 촬영에 들어가니 애초와 달리 진미 부모의 직업이나 사는 집이 달라져 북한 당국에 의한 ‘설정’을 의심하게 됐다.

그는 “촬영하면서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공식적인 이야기와 그 배후에서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방식을 함께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5-12-31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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