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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앞둔 농가들, 구제역 재발병에 ‘망연자실’

설 앞둔 농가들, 구제역 재발병에 ‘망연자실’

입력 2010-01-30 00:00
업데이트 2010-01-3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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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매 중지로 빚은 늘고 축사는 포화상태…가축 새끼 ‘살처분’까지

”설을 앞두고 수매가 재개돼 가축들을 본격적으로 출하하려 했는데 다시 구제역이라니 억장이 무너집니다”경기도 포천에 한동안 잠잠했던 구제역(6차)이 다시 발병하면서 농가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살처분 완료후 2주가 지난 29일,일부 농가의 수매 제한이 풀리며 가축 출하가 다시 시작됐지만 30일 포천시 창수면의 한 농가에서 구제역이 재발병하며 수매가 또 중지됐기 때문이다.

 수매가 다시 금지된 농가는 구제역 발생 농가 반경 10km 내에 있는 54곳.

 가축 수매가 계속 미뤄지며 농민들의 빚은 나날이 늘고 있고 축사는 새로 태어나는 가축들로 미어터지고 있다.

 창수면 주원리에서 돼지 2만5천두를 키우고 있는 장영규(53) 씨는 당초 31일 출하를 재개해 이번 설까지 돼지 4000여 마리를 팔 예정이었지만 구제역으로 출하를 2주 더 기다리게 됐다.

 위험(500m~3㎞)·경계(3~10㎞)지역 농가의 가축 수매는 가축 살처분 완료일부터 구제역 바이러스 잠복기인 2주가 경과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장 씨는 “돼지들이 새끼를 1주일에 700마리씩 낳고 있는데 출하를 못하면서 현재 3만 마리까지 늘어났다”라며 “보통 한 우리에 돼지를 10마리씩 넣는데 지금은 13마리씩 넣어도 모자란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마다 적정 수준을 초과하다 보니 가축들의 발육에도 문제가 생기며 상품가치는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

 장 씨는 “한곳에 많은 돼지들이 모여있다 보니 힘센 돼지는 더 뚱뚱해지고 약한 돼지는 충분히 자라지 못한다”며 “사료를 주지 않을 수도 없고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농민들은 새로 태어나는 가축들을 살처분하는 상황에 처했다.

 장 씨는 “축사가 좁으니 새끼들을 살처분할 수밖에 없다”며 “30kg 미만의 돼지를 살처분하면 그나마 정부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축에게 주는 사료양은 늘어가고 제때 팔아야 할 가축들은 판매를 못하니 농민들이 겪는 재정적 압박은 상상못할 정도다.

 장 씨는 “사료회사에서 구제역 상황을 고려해 편의를 봐주고 있지만 2월이 되면 사료비를 지급해야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지금 태어나는 새끼들은 돼지값이 가장 비싸다는 여름에 출하할 ‘금돼지’들이라 피해는 더 극심하다.

 장 씨는 “정부에서 무작정 기다리게 하지 말고 구제역 검사를 해 ‘음성’이 나오면 빨리 팔게 해줘야 한다”며 “2주.3주 가축이동을 무작정 막으니 오히려 안걸리던 병도 걸리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 제2청은 1~5차 구제역 위험.경계 지역 가축 수매를 소 20여 마리와 돼지 1천여 마리에 대해서만 허용하고 6차 구제역 경계지역내에 포함된 농가의 소와 돼지 1만1천여 마리는 수매 대상에서 제외시켰다고 31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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