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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유언속 ‘신문배달 꼬마’ 찾았다

법정스님 유언속 ‘신문배달 꼬마’ 찾았다

입력 2010-03-30 00:00
업데이트 2010-03-30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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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진은 머리맡에 남아 있는 책을 나에게 신문을 배달한 사람에게 전하여 주면 고맙겠다.” 법정 스님이 유언 속에서 언급했던 ‘신문 배달 소년’을 찾았다. 스님의 유언에 따라 신문배달 소년을 수소문해온 덕진 스님은 29일 “1970~1973년 법정 스님이 봉은사에 기거하실 당시 스님께 신문을 전해준 사람이 강모(49)씨로 확인됐다.”면서 “유언대로 스님이 남기신 책을 그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자경 맑고향기롭게 사무국장은 “최근 신문배달 소년이라고 나타난 4명을 만나서 검증해본 결과 강씨를 그 소년이라 확신하게 됐다.”면서 “그만이 스님에 대한 기억을 확실히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맑고향기롭게에 따르면 강씨는 1970년부터 1973년까지 봉은사에서 공양주(供養主·절에서 밥짓는 사람)로 있던 어머니와 함께 지냈으며, 당시 봉은사 다래헌에 기거하던 법정 스님에게 종무소에 배달된 신문을 전해드리곤 했다. 당시 강씨는 9살로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강씨는 “절 안에 살았기 때문에 스님을 만날 기회가 많았다.”면서 “가끔 스님의 팔다리를 주물러 드리기도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정 스님은 강씨에게 그림 공부할 때 쓰라며 크레파스를 사주기도 했다고 한다.

서울신문은 강씨와의 접촉을 시도했지만 “내가 아닐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며 강씨가 앞에 나서길 꺼려해 직접 확인하진 못했다. 덕진 스님은 “(여러 검증을 거친 결과) 강씨가 신문배달 소년인 것으로 확신한다.”며 “더 확실한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 한 스님의 3재인 31일 책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1일 입적한 법정 스님은 유언과 별개로 1971년 쓴 수필 ‘미리 쓰는 유서’에서 “혹시 평생에 즐겨 읽던 책이 내 머리맡에 몇 권 남는다면, 아침저녁으로 ‘신문이오!’ 하고 나를 찾아주는 그 꼬마에게 주고 싶다.”고 썼다. 스님의 제자인 덕진 스님 등은 유언과 이 글을 토대로 최근까지 ‘신문배달 소년’을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2010-03-3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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