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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 주입…아직 희망은 있다”

“산소 주입…아직 희망은 있다”

입력 2010-03-30 00:00
업데이트 2010-03-3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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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몰한 함미에 적은 양이라도 산소를 주입했으니 아직 희망은 있다!’

 29일 오후 6시30분을 기해 천안함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 시각인 ‘마의 69시간’이 지났다.

 생존 가능 시각은 지났지만 함미를 수색하던 해난구조대 요원들이 29일 오후 8시14분부터 13분간 함정 굴뚝인 ‘연돌’의 금이 간 부위에 산소통 1개 분량의 산소를 주입,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

☞ [사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천안함 침몰 그후

 ●패닉과 공황상태

 실종자 가족들은 침몰한 함미 안에 산소를 주입했다는 백령도 현지 가족대표단의 이야기를 듣고 희망을 버리지 말자고 격려하며 생존 소식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아주대병원 응급의학과 최상천 교수는 “생존 여부를 가르는 관건은 산소의 유무”라며 “함선 내부로 산소를 공급해 계속 호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사고 발생 5일째인 30일에도 해군 2함대사령부에 모인 실종자 가족들은 브리핑이 열리는 강당과 임시숙소를 오가면서 초조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부녀자와 노약자들은 끼니를 거르기 일쑤고 며칠째 뜬 눈으로 밤을 세다 보니 혼자 거동도 쉽지 않을 정도로 이미 몸과 마음이 녹초가 됐다.

 ●더딘 구조..가족가슴 까맣게 타들어가

 해군 구조함인 광양함을 타고 함미 안에 생존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 인명 구조작업을 지켜보고 있는 가족 대표단 20여명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손수민 하사의 삼촌 손시열씨는 “바로 눈 앞 바다 밑에 함미가 가라앉아 있는데 직접 뛰어들 수도 없고 춥고 컴컴한 바다 속에 내 가족,형제들이 갇혀 있다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했다.

 이들은 함미가 침몰한 정확한 위치도 어군탐지기를 이용한 어선이 확인했다는데 도대체 해군은 무엇하고 있는거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마저 인명구조 탐색현장에 나와 있지 않았다면 이보다 더 늑장 구조작업을 했을 거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평택 2함대사령부에 모인 실종자 가족들도 사고가 난 다음 신속히 장비를 동원하지 않아 정확한 침몰 위치도 찾지 못하는 등 군의 늑장대응 때문에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생존자 가족 두번 울려

 29일 오후 9시30분 2함대 사령부내 강당에 모인 실종자 가족들은 침몰한 함미 해역의 수색현장에 가 있는 실종자 가족 대표들로부터 함미 선체에 잠수요원이 내려가 1차례 산소를 주입했다고 알렸다.

 사정이 이런데도 합참 측은 오후 10시20분께까지도 ‘선체에 공기를 주입했다’는 가족들 주장에 대해 “오후 8시11분부터 지금까지 작업을 했지만 아직 공기주입 작업을 한 적이 없다”고 가족측 주장을 일축했다.

 합참은 그러나 불과 3시간도 안돼 다시 말을 바꿨다.

 합참 관계자는 30일 새벽 “함미를 수색하던 해군 해난구조대 요원들이 전날 오후 8시14분부터 13분간 일종의 함정 굴뚝인 ‘연돌’ 부분에 금이 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 부분에 산소통 1개 분량을 주입했다고 밝혔다.

 민평기 중사의 형 광기씨는 ”몇시간 전 작업상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군당국을 어떻게 믿겠냐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실종된 가족의 생존만을 애태워 기다리는 가족들에게 더이상 상처를 주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생존자 소식 없어 국군수도병원 ‘초조’

 30일 오전까지 실종자에 대한 구조소식이 전해지지 않아 부상자들이 있는 성남 국군수도병원도 초조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현재 이곳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생존자 52명은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 시각인 69시간을 훌쩍 넘겼는데도 구조됐다는 이야기가 없자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들은 29일 오전 함미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기대를 걸었으나 오후 함미에서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는 합동참모본부의 발표에 힘들어하기도 했다.

 몇몇 부상자는 ’혼자만 살아 남아 괴롭다‘는 말을 하며 동료들의 귀환을 간절히 바랐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하지만 이들은 생존 가능 시간이 많이 지났음에도 동료들이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을 거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전환수 이병의 사촌형인 이웅성(37)씨는 ”(생존자들이) 자기 동료가 살아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69시간이 지났지만 생존해 있을 거라 믿으며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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