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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끌이’ 선장 “작은 단서라도 건질 것”

‘쌍끌이’ 선장 “작은 단서라도 건질 것”

입력 2010-04-02 00:00
업데이트 2010-04-02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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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바닷사람끼리 뭘 해줄 수 있겠나.실종자 가족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줄 수 있도록 일말의 단서라도 건져 올리겠다.”

 지난 1일 해군과 해경의 천안함 실종자 수색 작업에 동참하기 위해 인천시 옹진군 대청도 선진포에 입항한 인천 선적 쌍끌이 어선 동양 17,18호의 박현중(54) 선장은 2일 조업도 중단하고 부랴부랴 대청도로 들어온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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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천안함 사고 해상에서 인천 선적 쌍끌이어선 5통(10척)이 부유물 회수작업에 투입됐다.
2일 천안함 사고 해상에서 인천 선적 쌍끌이어선 5통(10척)이 부유물 회수작업에 투입됐다.
 박 선장 등 5명의 쌍끌이 어선 선장들은 1일 대청도에서 서쪽으로 30마일 가량 떨어진 해역에서 조업을 하다 오후 3시께 쌍끌이 어선 10척을 이끌고 대청도에 입항했다.

 박 선장 등은 지난달 31일 저녁 “실종자 수색 작업에 협조를 해달라”는 군.경의 요청을 받고 논의 끝에 참여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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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실종자 수색 작업에 참여하기 위해 대청도 선진포로 입항한 쌍끌이 저인망 어선들. 선장들은 2일 오전 10시 대청도 해군 기지에 모여 군 관계자, 어민들과 대책회의를 한 후 수색작업 동참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천안함 실종자 수색 작업에 참여하기 위해 대청도 선진포로 입항한 쌍끌이 저인망 어선들. 선장들은 2일 오전 10시 대청도 해군 기지에 모여 군 관계자, 어민들과 대책회의를 한 후 수색작업 동참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인천 인근 해역에서는 총 6통 12척의 쌍끌이 어선이 작업을 하지만 이 중 1통은 기관 고장으로 수리에 들어가는 바람에 작업에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

 박 선장은 “저인망에는 숟가락,소주병 뚜껑,심지어 바닥에 묻혀 있는 주꾸미까지 걸려 올라온다”며 “실종자나 유류품,선체의 파편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천안함 침몰 그후

 쌍끌이 기선저인망은 2척의 배 선체에 해저 깊이에 따라 수백m가량 되는 와이어를 각각 연결한 뒤 양쪽 와이어를 수십m의 그물로 이어 해저 밑바닥을 훑으며 어획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실제 조업 중에 가끔 시신을 인양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쌍끌이 어선은 시기와 장소에 따라 조업구역이 정해져 있어서 사고가 난 백령도 앞바다는 박 선장 등이 처음 경험하는 해역이다.

 박 선장은 “사고 해역에 가 본 적이 없어 어떤 지형인지 전혀 모른다”며 “암초에라도 걸려 어망이 찢어지거나 떨어져 나가면 손해가 크지만 실종된 장병들을 위해 모든 걸 감수하고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망 피해뿐 아니라 하루 조업을 하지 못하면 감수해야 하는 손실액만도 800만∼1천만원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선장은 “우리는 손해를 떠나 내 아들이 군대에 가서 그렇게 사고를 당했다고 생각하면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하다가 안 되면 어쩔 수 없지만 일말의 단서라도 찾아 실종자 가족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5통 10척의 쌍끌이 어선이 대형 사고의 수색작업에 한꺼번에 동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통에 20여명의 선원이 작업을 하기 때문에 투입인원만도 100여명이다.

 박 선장은 “23년 경력에 이런 작업은 처음이라 사고 해역에서는 해군과 해경의 지시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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