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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함장 “실종자, 아직도 옆에 있는 것 같아”

최 함장 “실종자, 아직도 옆에 있는 것 같아”

입력 2010-04-07 00:00
업데이트 2010-04-0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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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일 함장을 비롯한 천안함 생존 장병 57명은 7일 국군수도병원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사고 당시의 상황을 비교적 침착하고 생생하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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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최원일 함장이  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서 열린 언론 공개 진술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던 중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천안함 최원일 함장이 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서 열린 언론 공개 진술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던 중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사고 발행 13일째만에 언론과의 회견에 나선 이들은 사고 발생 당시 상황은 물론 자신들이 생각하는 사고 원인,구조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전했다.

 다음은 장병과의 문답을 간추린 것.

 -46명이 실종됐다.함장으로서 심정이 어떤가.

 ▲함장 최원일 중령= 저는 아직도 실종 장병이 제 옆에 있는 것 같다.살아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복귀 신고하는 날을 기다리겠다.

 -사고 발생시각에 대해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

 ▲박연수 대위= 함교에 당직사관이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가 있는데 모니터상 시간은 오후 9시시24분이었다.컴퓨터 우측 하단의 시간도 같았다.

 함교 당직사관으로 사고직전까지 정상근무했다.상황이 있었다면 제게 보고됐을 것이다.제게 따로 보고된 사항이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특별한 상황은 없었다.

 -사고 전 함정의 소나(음탐기)에 이상 징후가 포착된 것이 있었나.

 ▲홍승현 하사= 특별한 신호가 없었다.

 -사고 해역에서의 주임무는 무엇이었나.

 ▲함장= 2008년 8월에 부임해 20개월 근무했다.그 구역은 누구보다 자신있는 구역이고 16회 정도 경비했다.주요 임무는 도발대비 태세 유지였다.

 -사고 순간 폭발음이 들릴 때와 이후 진행 상황을 설명해달라.

 ▲오성탁 상사=사고 순간 지하 2층 격실에서 업무보고 준비중이었는데 순간 ’꽝‘하는 소리와 함께 몸이 공중에 붕 떴고 정전이 됐다.정신 차리고 나니 아무것도 안보이는 암흑세계였다.사방에서 출입문을 찾으려해도 안보였다.순간 다시 ’펑‘하는 소리와 함께 배가 90도로 기울었다.폭발음은 귀가 아플 정도로 컸고 문 주위의 컴퓨터책상이 모두 무너져 문이 안열렸다.살겠다는 일념으로 손에 잡히는 집기를 모두 치워서 15분만에 밖으로 나왔다.외부에 의한 충격으로 생각했다.

 -폭발 이후 화약냄새가 났었나.

 ▲오 상사= 제가 탄약을 담당하는 병기장이라서 잘 아는데 만약 화약이 있으면 불이나고 냄새가 진동했을 것이다.그 순간 화약냄새는 전혀 안났다.

 -후타실에 5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왜 갔을 것으로 보나.

 ▲오 상사= 저는 운동을 좋아해 그 시간대면 거기 가 있는다.사고발생 한시간 반 전에 가서 늘 운동했었고 그날은 업무보고 때문에 후타실에 안갔다.추정되는 5명은 항상 운동하는 인원이다.

 -사고직전 외부에 통화했던 분들 상황을 설명해달라.

 ▲허순행 상사= 오후 9시14분부터 18분 몇 초까지 전탐실 후부 계단에서 집사람,딸과 통화했다.집사람이 임신한 상태라 그와 관련한 통화를 했고,딸에게는 엄마가 많이 힘드니까 도와드리라고 말하고 바로 통신실로 복귀했다.

 이채권 대위=기관장은 보통 상황이 있으면 기관조종실에 있다.저는 행정 워드 업무로 기관장실에 있었는데 긴급한 상황이었다면 기관장이 고속추진을 위해 거기 있어야 했다.아무런 조짐이 없었다는 것을 확실히 증언한다.

 -당시 갑판에 있었던 장병 중 물기둥을 본 사람이 있나.

 ▲병사=당시 함교 우현에 있었는데 함교 바로 밑 우현쪽에 나와서 배가 진출하는 쪽을 관찰하는 역할이다.물기둥 같은 특이한 점은 없었다.’꽝‘하는 소리와 함께 심한 진동을 느꼈다.

 김수길 상사= 침실에서 ’쿵‘하고 ’쾅‘하는 소리를 자세히 들었다.저는 전탐장으로서 ’쿵‘소리와 동시에 침대에서 빠져나와 전탐실로 향하려고 했는데 3~5초간 ’꽝‘하는 소리와 외부로 90도로 배가 기울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소화호스를 타고 5~7분 걸려 탈출한 뒤 달빛,불빛으로 외부로 향하려는데 함미가 없었다.

 승조원=기본적으로 야간 중에는 등화관제도 있지만 실족 등 사고를 방지하려고 문을 폐쇄한다.그 당시 외부에 나온 사람은 견시 2명밖에 없다.2명도 360도 다 보는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항해를 하던 전방을 주시하고 있어서 뒤에서 물기둥이 발생했다면 확인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물이 새는 등 천안함 내부 문제가 없었나.

 ▲이채권 대위=물이 샌다고 얘기하는 경우는 잘 모르는 대원들이 온도차로 파이프에 물이 맺히는 것을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천안함은 물이 전혀 안샜다.

 -마지막 안전 점검 일자는.

 ▲이 대위= 부임한 지 50일가량 됐는데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하지만 출항 전에 2-3일 전부터 작동을 시작하니까 장비나 선체의 노후는 아니라고 본다.

 -사고 직후 구조 때까지 한시간여 동안 무엇을 했나.

 ▲박연수 대위= 좌현 통로를 이용해 외부로 나온 이후에 구조선이 오기 전까지 구조세력이 왔을 때 선체에 접근해 어느 방향으로 대원들을 이함시킬지 함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았고,수면 부위까지 내려가 구조선을 파악하는 임무를 맡았다.

 박세준 중위= 많은 장비들이 떨어졌고 전탐실에서 끼어있었던 하사 2명을 구조한 뒤 올라와서 심리적으로 불안해하는 대원들을 안정시키키는 임무를 했고 환자들이 먼저 구조될 수 있도록 인원들 관리에 신경썼다.

 김덕원 소령= 우현으로 배가 기울고 제일 먼저 갑판으로 올라왔다.함미 쪽이 보이지 않았고 대원들이 갑판으로 올라오고 있었다.밑에서는 함장실이 잠겨 있어서 풀려고 노력했고 함장이 구출된 뒤 인원파악하라는 지시가 있어서 인파악을 했다.통신망으로 상황전파 후 침착하게 함장 지시에 따라 대처하면서 구조세력이 오는 것을 기다렸다.

 -함미 목격자가 있나.구조된 직후 함장이 말을 자제하라고 지시했나.

 ▲함장= 장병들은 휴식 응급 치료 위해서 해경정 침실로 배치됐다.저는 해경에서 명단을 파악해야 하고 지휘보고도 해경에서 이뤄졌다.휴대전화 회수는 사실이다.구조가 해경,고속정 등 여러군데에서 이뤄졌고 골절,피흘리는 사람 등이 있는 상황에서 혼란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소지를 허가하지 않았다.

 -함장은 사고시각을 오후 9시25분으로 번복한 이유는.

 ▲함장= 당시 전술지휘체계(KNTDS) 컴퓨터 자료를 검색하던 중 우측화면에서 오후 9시23분으로 확인했다.저는 사고 다음날 바로 현장에 가서 선체나 실종자 상황을 지휘.보좌하고 있었다.

 -후타실에서 운동할 때 어떤 복장인가.

 ▲전준영 병장= 운동할 때는 속옷 내의와 반바지를 입고 한다.

 -오후 9시16분 정도에 폭발음이 들린 게 있나.

 ▲황보상준 일병= 좌현에서 외부 당직을 서고 있었는데 그 시각에 아무 소리도 못들었다.

 ▲박세준 중위= 당시 그런 상황이 있어서 특이 사항으로 보고됐다면 인근 함에 전파가 된다.제가 당직근무를 서는 동안 유.무선 통신망으로 어떤 보고도 없었다.

 -디젤엔진이나 기관실 등에서 폭발 소리를 들었나.

 ▲정종욱 상사= 함정이 6노트 저속일 때는 디젤엔진으로 기동한다.군생활 17년 됐는데 배에서 폭발했다는 것은 전혀 들은 바 없다.

 -포술장의 최초 보고 내용과 피격이라고 한 것의 의미가 무엇인가.

 ▲함장= 비상통신기와 휴대전화가 살아있는 것을 확인했지만 제가 계속 통신기를 잡고 있으면 현장 구조가 어려워 옆에 허순행 상사를 위치시켜 지시한 내용을 전파하라고 했다.’뭐에 맞은 것 같고 충격이 너무 컸다‘고 우리끼리 얘기했다.

 김광보 중위= 밖으로 올라가 휴대전화로 함대 직통실에 보고했다.너무 정신이 없어 직통실 전화가 아니라 군부대 교환대를 이용했고 어떤 말을 했는지 정확히 기억안난다.상황장교가 전화를 받았고 제가 처한 위치나 상황,구조요청 등을 두서없이 말해서 기억이 안난다.

 -’꽝‘ 소리가 두번 났는데 파편을 본 사람이 있나.

 ▲김수길 상사= 안자고 있었기 때문에 ’꽝꽝‘ 소리를 두번 느꼈다.처음 ’쿵‘하는 소리는 어디에 부딪힌줄 알고 제가 바로 전탐실로 행했고,이후의 ’꽝‘하는 소리는 약간의 폭음과 전등이 떨어지는 소리가 함께 들렸다.

 오성탁 상사= 지하 2층에 있었는데 ’꽝‘하는 소리와 동시에 몸이 붕 떴고 그 소리와 동시에 함정이 90도로 기운 것으로 판단한다.

 -암초 가능성도 있다고 보나.

 ▲김병남 상사= 암초에 걸리면 기본적으로 찢어지는 소리가 나고 배가 출렁인다.그런 상황 때문에 외부 충격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초 상황시 사고 원인에 대한 보고는 없었나.

 ▲함장=당시는 급박한 구조 상황이었다.사고원인은 차후였다.오후 10시32분 통화할 때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외부충격으로 느꼈다.

 -어뢰나 기뢰에 의한 사고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함장= 정말 답답한 심정이다.세상이 생명과 같은 천안함을 제발 있는 그대로 이해해줬으며 감사하겠다.아직도 옆에있는 듯 장병들이 가슴에 묻혀있다.누구보다 슬퍼할 실종자 가족들 생각 뿐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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