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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한 경찰 대응에 성숙해진 노동절 집회

유연한 경찰 대응에 성숙해진 노동절 집회

입력 2010-05-01 00:00
업데이트 2010-05-01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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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합법적인 집회·시위에 경찰병력 배치를 최소화하는 ‘유연 대응’ 기조를 이어가면서 노동계의 연중 최대 행사인 노동절 기념집회가 평화롭게 끝났다.

 도심 한복판에서 차로를 점거하는 등 격렬한 시위를 하다 집회 참가자와 경찰이 충돌하는 불상사가 빈번하게 벌어지던 예년의 노동절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1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열린 ‘120주년 세계노동절 기념 범국민대회’에는 민주노총과 한국진보연대,한국대학생연합 등 노동계와 시민·학생단체 회원 1만5천여명(경찰 추산 6천명)이 모였다.

 경찰은 집회 참가인원에 버금가는 경찰력을 투입했던 예년과 달리 이번에는 4개 중대 400여명만 배치했다.

 이마저도 집회 참가자를 자극하지 않으려고 인근 골목길 등에 주차한 전경버스에 탄 채 대기했고,행사장 주변에는 진압복이 아닌 아이보리색 근무복을 입은 교통경찰만 눈에 띄었다.

 이날 새벽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가 노동계의 반발 속에 노조 전임자의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 한도를 결정하면서 집회장 주변에서는 한때 긴장감도 감돌았다.

 그러나 주최 측은 본행사가 끝나고서 인근 MBC 사옥 앞 왕복 6차로를 점거한 채 정리집회를 갖고 6시30분께 자진해산하면서 노동절 집회는 모처럼 물리적인 마찰없이 마무리됐다.

 그동안 노동절 집회에서는 차로 행진 과정에서 대열을 벗어난 참가자들과 경찰의 충돌이 연례행사처럼 벌어졌으며 지난해에는 부상자가 나오고 60여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이날 행사가 평화롭게 끝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찰이 법과 원칙에 충실하면서도 합법적인 집회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모여주자 집회·시위 문화도 점차 성숙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노동계 일각에서는 집회가 변두리로 내몰리는데 대한 볼멘소리도 나온다.사실 노동계가 스스로 서울 도심 한복판을 벗어나 여의도에서 노동절 집회를 갖겠다고 나선 것은 아니었다.

 행사를 주관한 민주노총은 애초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두 차례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교통혼잡 등의 이유를 들어 금지 통고했다.

 이에 법원에 낸 금지통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마저 기각되자 민주노총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집회 장소를 여의도 문화마당으로 바꿔야만 했다.

 민주노총 정호희 대변인은 “집회가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돼 종로나 대학로 등 도심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1년에 한번 있는 노동자들의 축제도 불허하는 상황이 갑갑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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