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2000년대 새 아이콘 ‘조기유학 열풍’

2000년대 새 아이콘 ‘조기유학 열풍’

입력 2010-05-02 00:00
업데이트 2010-05-02 13:3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2000년대 들어 국내에 나타난 새로운 사회현상 중 하나는 초중고 학생의 미인정(불법) 조기유학이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급증하기 시작한 조기유학생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며 2006년 한해만 초등학생 1만3천814명이 유학을 떠나기도 했다.

 2006년 정점을 찍은 조기유학생 수는 그러나 근년 들어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조기유학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지만,착시현상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2000∼2008년 조기유학생 15만명=‘기러기 아빠’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킨 조기유학 붐은 2000년부터 시작됐다.

 2일 한국교육개발원이 내놓은 ‘1995∼2008 조기유학생 수 변동’ 자료에 따르면 1995년 조기유학생 수는 초등생 235명,중학생 1천200명,고교생 824명 등 2천259명에 불과했다.1998년 외환위기 직후에는 1천562명까지 감소했다.

 그랬던 조기 유학은 국내 경기가 외환위기에서 회복 국면에 들어선 2000∼2001년 급증하기 시작했다.

 2000년에는 전년도보다 2천500명 증가한 4천397명으로,2001년에는 다시 3천600명가량 증가해 7천944명이나 됐다.

 초중학생의 증가속도가 빨랐다.초등생은 1999년 1만명당 1.1명에서 2000년 1.8명,2001년 5.2명으로,중학생 역시 같은 시기 3.7명에서 17.3명,17.8명으로 불어났다.

 이에 따라 전체 초중고 유학생 수는 2002년 처음으로 1만명선을 돌파한 데 이어 2005년에는 2만명선을 넘어섰다.

 2006년 2만9천511명으로 정점을 찍은 조기유학생 수는 2007년 2만7천6668명,2008년 2만7천349명 등으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아직 자료 집계가 끝나지 않은 2009년의 경우에도 경제불황,신종플루 등의 악재가 겹쳤던 점을 고려하면 3년 연속 감소세가 확실시된다.

 2000년 이후 누적 집계된 조기 유학자는 총 15만4천345명이다.

 시도교육청별로 따져보면 서울과 경기가 2008년 기준 각각 9천462명(34.6%),9천753명(35.6%)으로 전체의 70.2%를 점했다.

 서울은 2006년까지만 해도 조기유학생 수가 가장 많았지만,2007년 이후부터는 경기도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도와 비교하면 서울은 학생비율이 37%에서 2.4%포인트 하락했고,경기도는 같은 기간 29.7%에서 약 6%포인트 상승했다.

 서울과 경기를 제외하면 부산 1천241명(4.5%),인천 1천413명(5.1%) 등으로 많았고 나머지 시도는 대부분 1∼3% 수준이었다.

 유학 목적지 국가별 출국자 수는 미국행이 1만3천156명(32.1%)으로 가장 많고 동남아 7천973명(19.5%),중국 5천415명(13.2%),캐나다 5천172명(12.6%),호주 2천46명(5.0%),뉴질랜드 1천636명(4.0%) 등 순이었다.

 이는 2004년 미국 5천380명(32.7%),중국 3천62명(18.6%),캐나다 2천539명(15.4%),동남아 1천453명(8.8%),뉴질랜드 1천125명(6.8%),호주 785명(4.7%) 등과 비교할 때 동남아와 중국이 새로운 조기유학 코스로 급부상했음을 보여준다.

 ◇조기유학 열풍 꺼지나=조기유학생이 수년째 소폭 준 것은 맞지만,과연 이를 조기유학 거품이 꺼지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는지를 놓고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조기유학 기세가 꺽였다고 보는 이들은 우리사회에서 ‘조기유학 프리미엄’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10년 전만 해도 영어회화를 잘하는 학생은 극소수였지만,초기 조기유학자의 귀국,회화 위주 영어공교육이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영어 실력자들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외고 등 특목고 입시에서 내신성적이 대폭 강화됨에 따라 입시를 노린 조기유학 효과도 반감됐다는 분석도 있다.

 강남을 중심으로 초중학생 유학이 급증한 2000년대 초반은 단기 어학연수라는 어학학원의 유학상품이 봇물터지듯 쏟아져 나온 시기와 겹친다.

 한 특목고 학원 관계자는 “외고 입시가 내신위주로 바뀐 데다 조기유학을 다녀온 학생이 내신시험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도 많아 외고를 준비하는 학생도 쉽게 유학을 결정하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조기유학 관련 상품을 팔고 있다는 강남의 한 영어학원도 특목고 입시를 준비하는 중1∼2학년생들이 조기유학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이 있다고 전했다.

 국제교류업무를 맡는 교육과학기술부 소속 국제교육진흥원 측은 근년 들어 미 국무성 유학프로그램을 알아보려는 초등학생 학부모의 문의 전화가 거의 사라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조기유학 감소현상은 실제 수요가 줄었다기보다는 저출산,경기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 착시현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도 있다.

 전국적으로 초중학생 수가 감소세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유학관련 업체들은 경기침체를 주요 원인으로 거론한다.

 조기유학 상품을 판매하는 강남 어학원들은 “2008년 말 이후 주춤했지만 올해 봄을 기점으로 다시 조기유학 희망자들이 증가하는 분위기”라며 “최근 개최한 유학박람회에도 많은 학부모의 발길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캐나다 단기 유학상품을 볼 때 비용이 2천만∼3천만원이나 하기 때문에 조기유학 시장 자체가 경기상황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체들 설명이다.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 유학전문업체도 2008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환율상승과 2009년 하반기 신종플루 여파로 유학업계가 상당한 영향을 받았지만,작년 말부터 경제가 점차 안정됨에 따라 시장상승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