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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노-사 왜 극한 대립 치닫나

철도 노-사 왜 극한 대립 치닫나

입력 2010-05-11 00:00
업데이트 2010-05-1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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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사가 다시 정면 충돌로 치닫고 있다.

 철도노조는 지난해 12월 총파업에 이어 5개월 만에 ‘12일 총파업’을 선언했고,사측은 노조가 파업하면 엄정 대응은 물론 ‘조기 민영화’를 추진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11일 철도공사 노-사는 최종 교섭을 갖고 오는 24일로 해지되는 단체협약의 갱신 문제 등을 협의할 예정이나 노사간 입장 차가 워낙 커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단체협약 갱신

 철도공사 노-사의 대립은 표면적으로는 ‘단체협약’의 갱신 문제 때문이다.

 단체협약의 갱신 시한이 오는 24일로 끝나지만,공사는 법과 원칙에 맞지 않는 단체협약 내용을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혔고,노조는 근로조건을 악화시키는 개악이라며 맞서고 있다.

 단체협약은 노사 협의나 협상 등을 위한 근거가 되는 자치적인 노동법규와 같은 것으로 단체협약이 해지되면 노사간 협상 근거가 사라져 파업 등 극한 대립으로 치닫게 된다.

 지난해 12월 파업도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협의 도중 사측이 단체협약을 파기하겠다고 선언한 것 등이 계기가 됐다.

 그런데도 핵심쟁점은 5개월 전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새로운 근무체계 도입 △비연고지 전출 금지 △인력감축 시 노사 협의 △휴일·휴가일 조정 △근무시간 중 조합활동 등 지난해 연말 파업 당시에도 거론됐던 내용이다.

 철도노조는 “지난해 총파업 이후 협상을 통해 90여가지의 단체협약 내용을 양보했는데도 나머지에 대해서도 수용을 강요하고 있다.”라고 주장했고,철도공사는 “불합리하고 경영권을 침해하는 조항을 확대해 요구했다가 현행 수준으로 조정하고 이를 양보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정치파업’ vs ‘노조 무력화’

 철도공사 노-사가 서로 불신하며 협상 파트너로 보고 있지 않은 것도 파국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철도공사는 지난 10일 철도노조의 쟁의관련 설명자료를 통해 ‘철도노조는 직원들의 근로조건 및 후생복지 등에 고민하기보다는 공기업선진화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이나 민주노총 등의 일정에 맞춘 노동계의 전위대 역할을 해왔다.’라고 밝혔다.

 노조의 이번 파업 예고 역시 민노총의 파업 선언에 따른 것으로 ‘정치파업’이란 설명이다.아울러 노조 집행부에 200여명에 이르는 철도 해고자들이 영향을 미치면서 ‘강성투쟁’으로 이끌고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현 노조와 협상을 진행하더라도 상급 노동단체의 정치투쟁과 해고자 중심의 강경파들 때문에 협상이 무의미해진다.”라고 말했다.

 반면 철도노조는 공사가 교섭 타결보다는 오는 24일로 예정된 단체협약 해지를 염두에 두고 시간만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단체협약을 해지하고 나서 노조의 활동을 급격히 위축시켜 궁극적으로는 노동조합 자체를 와해시키려는 수순이어서 협상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앞서 서울도시철도공사,인천지하철노조,발전산업노조 등 여러 공기업에서 같은 방식으로 단체협약 해지가 이뤄진 점을 예로 들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민노총의 지시대로 파업을 한다면 어떤 조합원들이 이를 따르겠느냐.”라며 “노조를 상대해본 경험이 없는 허준영 사장의 독선적 경영방식이 협상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막판 타결 전망 없나

 천안함 사건과 전국적인 구제역 파동 등으로 가라앉은 사회·경제적 분위기 속에서 막판 대타협의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5개월 만에 다시 ‘국민의 발’을 볼모로 한 파업이 빚어지면 노사 모두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철도노조는 노조원의 파업 참가율이 저조할 때 타격이 불가피한 데다 파업 이후에는 사실상 단체협약 갱신이 어려울 것을 보여 조직 와해 등의 위기로 몰리는 것에 대한 부담이 적지않다.

 철도공사는 정부와 노동계가 노조 전임자의 타임오프(근로시간 면제) 문제 등으로 극심한 갈등을 빚고있는 상황에서 철도노조의 파업이 노동계의 전면적 투쟁에 도화선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철도공사 노-사 양측은 파업의 가능성에 대비하면서도 “단체협약 체결 협상에 마지막까지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협상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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