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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고사 마무리…집단거부로 뒤늦게 파문

일제고사 마무리…집단거부로 뒤늦게 파문

입력 2010-07-14 00:00
업데이트 2010-07-1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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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고 허위보고 의혹…시험·대체학습 갈라져 학교현장 ‘큰 상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 둘째 날 시험이 14일 전국 9천264개 학교에서 치러졌지만 전날에 이어 산발적 시험거부에다 집단결시 은폐 의혹까지 불거지는 등 학교 현장의 파행이 이어졌다.

 민선교육감 시대를 맞자마자 교육당국과 진보교육감의 정면 충돌로 야기된 이번 평가 파행 사태는 학교 현장에 큰 혼란을 불러오는 등 적잖은 상처를 남겼다.

 전날 초등학교 6학년,중학교 3학년,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국어,영어,수학 등 세 과목 시험이 치러진 데 이어 이날은 고2를 제외한 초6,중3이 사회,과학 시험에 응했다.

 응시 대상 학생 수는 초6 61만9천명(6천141개교),중3 67만4천명(3천123개교) 등 총 129만3천명이다.

 전날 시험거부를 주도한 진보교육감 지역인 전북과 강원에서 미응시 학생이 일부 줄었지만 서울에서는 전날 보고되지 않았던 집단거부 사태가 뒤늦게 밝혀져 오히려 파문이 커졌다.

 ◇영등포고 사태 징계 불가피

 학업성취도 평가 첫날인 13일 서울 남부교육청 관할 영등포고등학교에서 2학년 B반 학생 30여명 전원을 비롯해 60여명이 단체로 시험을 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학교는 B반 담임교사 A씨가 ‘시험을 보지 않아도 되느냐’는 학생의 질문에 “교육청 공문은 그런 뜻”이라고 답하면서 집단 시험거부 사태가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조는 서울시교육청이 일선학교에 내려보낸 ‘대체프로그램 마련 지침’ 공문을 뒤늦게 번복한 탓에 이런 사태가 일어났다고 주장했지만,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사가 사실상 미응시를 조장했다며 징계 방침을 시사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학년 10개 반 중 6개 학급에서 시험을 제대로 치지 않았음에도 정상적으로 시험을 진행한 것처럼 보고한 이 학교에 대해 감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시험거부를 조장하거나 허위보고를 한 교원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첫날 이번 시험과 관련해 지침을 위반하거나 평가 거부를 유도한 교원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지만 사후 조사 여부에 따라 추가로 징계 대상자가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08년과 2009년 일제고사 당시에는 각각 16명과 3명의 교원이 징계를 받았다.

 ◇체험학습 계속…미응시자는 줄어

 첫날인 13일 전국적으로 433명의 학생이 시험을 보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고 이 중 87명은 외부 체험학습,346명은 등교 후 미응시자로 파악됐다.

 둘째 날도 일부 지역에서는 일제고사폐지시민모임,전교조 지부 등이 주축이 돼 시험을 거부한 학생들과 함께 체험학습을 떠났다.

 서울의 경우 일제고사폐지시민모임이 종로구 명륜동의 예술극장 ‘나무와 물’에서 시험을 보지 않은 학생과 함께 청소년 연극을 관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북,강원 등 진보 성향 교육감이 있는 지역에서는 시험 미응시자를 위한 학교별 대체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그러나 고2가 응시 대상에서 빠지는 등 전체적으로 미응시자는 첫날보다 줄어들었다.

 첫날 172명이 시험을 거부해 전국 16개 시도 중 미응시자가 가장 많았던 전북에서는 이날 127명의 초.중학생이 시험을 보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126명은 교내 별도 교실에서 대체프로그램을 진행했고,초등생 1명은 학교장 승인없이 체험학습을 떠났다.

 전날 140명이 거부한 강원도에서도 고교생이 빠지면서 미응시자 수가 감소했다.

 ◇긴박한 교과부,위법성 검토

 교과부는 최종적인 응시 현황을 집계하고 나서 종합적인 대응 방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시험을 보지 않은 학생을 무단결석 또는 무단결과(缺課) 처리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못박았다.

 교과부는 이날 주무국인 교육정보정책관실을 중심으로 하루종일 전국 상황을 파악했고 이주호 교과부 1차관이 주도해 잇따라 간부회의를 열어 대책 마련에 골몰했다.

 교과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학업성취도 평가 미응시 학생에 대한 안내·관리지침을 비롯한 공문을 하달하는 과정에서 일부 시도 교육감의 지침 위반이 있었는지를 가려내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민병희 강원교육감 등은 교과부 공문을 그대로 내려보내지 않고 독자적으로 대체프로그램 지시 등을 추가한 공문을 각급 학교에 보냈고,결석 처리와 관련해서도 대체학습을 한 경우 무단결석으로 처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교과부는 이미 수차례에 걸쳐 ‘평가를 우회적으로 회피하거나 불참을 유도할 목적의 대체프로그램은 위법’이라는 공문을 내려보낸 만큼 지침 이행을 거부한 경우 ‘평가 대상기관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평가에 응하여야 한다’고 명시한 초중등교육법을 위반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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