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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안되는 ‘슈퍼박테리아’는 없다

치료 안되는 ‘슈퍼박테리아’는 없다

입력 2010-09-06 00:00
업데이트 2010-09-0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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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취약 중환자 발생…정상인은 걱정필요 없어”

최근 인도, 일본에서 새로운 항생제 내성균이 출현했다는 소식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슈퍼박테리아‘라는 부적절한 용어가 불안감을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슈퍼박테리아’는 항생제의 잦은 사용으로 병원균 스스로 저항할 수 있는 힘을 길러 내성이 점차로 강해지면서 어떤 항생제에도 저항할 수 있게 된 균을 일컫는다.

 하지만 현재 세계 곳곳에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multi-drug resistant.다제내성) 균은 있어도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all-drug resistant) ‘슈퍼박테리아‘는 없다.

 즉 현재 개발돼 있는 항생제로 치료가 안되는 병원균은 없다는 것이다.

 인도에서 유래돼 확산되고 있는 ‘뉴델리형 카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NDM-1)’도 카르바페넴계 항생제에 약효가 없을 뿐 이 균주에 감수성을 갖고 치료가 가능한 항생제가 존재한다.

 최근 일본에서 사망자를 낸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균(MRAB)도 병원 중환자실에서 흔한 바이러스로 그 내성도는 NDM-1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하다. 역시 치료 가능한 항생제가 있다.

 그렇다면 일본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보건당국은 의료진이 항생제 투입 시기를 놓쳤거나 환자의 면역력이 급격히 약화됐던 것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등장했던 ‘슈퍼박테리아‘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중환자들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정상인이 MRAB에 감염됐더라도 자동적으로 금방 사멸되고 만다. 따라서 건강한 일반인은 이런 ‘슈퍼박테리아’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게 보건당국의 공식적 입장이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과장은 “MRAB는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상당수 발견됐지만, 일본과 같은 집단감염 및 사망 사례는 없었다”며 “일본 사회의 빠른 고령화와 병원감염 관리 체계가 문제가 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슈퍼박테리아라는 용어는 지난 1996년 반코마이신 내성 포도상구균(VRSA)이 등장했을 당시 이 병원균을 없앨 항생제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VRSA에 대해 붙었던 것이 처음이었다.

 2000년 VRSA를 치료할 항생제가 개발돼 ‘슈퍼박테리아‘라는 용어도 사라져야 했다. 하지만 외신이 계속 ‘강력한 박테리아’라는 뜻으로 이 용어를 사용해온 것이 혼선을 가져온 한 원인이 됐다.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슈퍼박테리아‘ 대신 ‘다제내성균’이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VRSA 외에 메티실린 내성 포도상구균(MRSA), 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VRE), 다재내성 녹농균,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균, 카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 등 5종의 바이러스를 법정전염병으로 추가 지정할 계획이다. NDM-1은 CRE의 한 종류에 속한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슈퍼박테리아‘라는 용어가 과도한 불안감을 조장한 측면이 있다”며 “다제내성이라는 의미에서 ‘멀티박테리아’ 정도가 적당한 용어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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