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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치기 수시논술’ 수험생 목숨 건 퀵서비스

‘겹치기 수시논술’ 수험생 목숨 건 퀵서비스

입력 2010-10-02 00:00
업데이트 2010-10-0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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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이면 충분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서울 5개 대학 2011학년도 수시 논술고사가 치뤄진 2일 오후 서울 광진구 화양동 건국대학교에서 다른 대학 시험장으로 이동하는 수험생들을 태울 오토바이들이 줄지어 서있다.
‘15분이면 충분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서울 5개 대학 2011학년도 수시 논술고사가 치뤄진 2일 오후 서울 광진구 화양동 건국대학교에서 다른 대학 시험장으로 이동하는 수험생들을 태울 오토바이들이 줄지어 서있다.
2일 오후 1시20분께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 캠퍼스.오후 논술고사를 치르는 수험생들을 뒷좌석에 태운 퀵서비스 오토바이 100여 대가 속속 도착했다.

 이날 오후 1시 건국대 인문계열 논술고사를 마친 수험생들을 오후 1시30분 공식 입장이 마감되는 한국외대 논술 고사장에 실어나르려는 오토바이들로 건국대와 한국외대 캠퍼스는 붐볐다.

 외국어대 자유전공 모집단위에 지원했다는 여수정(19.경기 수일고)양은 도심 거리를 고속으로 질주하는 오토바이에 몸을 실어 고사장인 교수학습개발원에 오후 1시13분께 도착했다.

 여양은 “시험 간격이 빠듯하다는 걸 알고 어제 미리 퀵서비스 업체에 전화해 8만원을 내고 오토바이를 예약해놨다”며 “다행히 조금 일찍 도착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건국대에서 5만원을 주고 오토바이를 구했다는 손재욱(19)군은 오후 1시25분이 다 돼서야 인문과학관 앞에 도착해 “잘못 내린 것 같다”는 말을 남긴 채 헐레벌떡 사회과학관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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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 바뻐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서울 5개 대학 2011학년도 수시 논술고사가 치뤄진 2일 오후 서울 광진구 화양동 건국대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오토바이를 이용해 다른 대학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바쁘다 바뻐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서울 5개 대학 2011학년도 수시 논술고사가 치뤄진 2일 오후 서울 광진구 화양동 건국대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오토바이를 이용해 다른 대학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앞서 오후 1시께 서울 광진구 건국대 동물생명과학관 앞에서는 수험생 자녀가 오토바이에 올라타는 모습을 부모들이 초조하게 지켜봐야 했다.

 학부모 민숙자(50.여)씨는 “딸이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떨어지면 어떡하냐”며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학들이 수험생을 배려하지 않고 논술고사 일정을 잡은 것 아니냐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고사장 현장에서 잇따랐다.

 외대 논술시험장 앞 벤치에 앉아 수험생 딸을 기다리던 김은섭(47.여)씨는 “위험한 오토바이 운전에 아이 목숨을 담보 잡히고 싶지 않아서 처음부터 한 곳만 지원시켰다”며 “시험일정을 이렇게 빠듯하게 만들어놓는 건 너무하지 않냐”고 언성을 높였다.

 건대에서 외대로 딸을 오토바이에 태워 보낸 학부모 이승미(45.여)씨도 “학생으로서는 여러 곳에 원서를 낼 수밖에 없는데 솔직히 목숨을 걸고 이동하는 형편이다.대학들이 협의해 논술고사 시간대를 조정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퀵서비스 업체에는 수험생 수송에 관련한 문의가 쇄도했다.택배 기사 노기현(48)씨는 “서울시내 대학들 수시일정을 줄줄 꿰는 택배기사들도 있을 정도다”라고 귀띔했다.

 한국외대가 원서 접수 기간에 시험 날짜만 공지하고 시험 시간은 접수 마감 이후에야 알려준 것도 이날 ‘퀵서비스 대란’에 일조했다.

 수험생 학부모 김은섭 씨는 “건국대와 외국어대 전부 지원시켰다가 고민 끝에 한 곳을 포기시키는 학부모도 봤다”고 전했다.

 외국어대는 원서접수 마감 이틀 뒤인 이달 15일에 논술고사 시간을 공지했고,3일 인문계열 논술고사를 치르는 경희대도 마감 이후인 17일 공지를 내보냈다.

 2일에는 외국어대·건국대·연세대 인문계열 일부 단위의 오전 논술고사 시간이 겹치고,3일에는 경희대·이화여대 일부 단위가 비슷한 시간에 시험을 치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중복 지원을 한 뒤 한 대학의 시험을 포기해야 하는 수험생들이 많았다.서울 강북의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우리 학원에만 6~7명의 학생이 시험 일정이 겹쳐 전형료를 날렸다”고 전했다.

 3일 경희대와 이화여대 논술고사를 치른다는 목동의 한 여고 3학년 이모(19)양은 “대학교에서 시험 시작 시각을 미리 공지하지 않은 것은 솔직히 전형료 수입을 올리려는 속셈인 것 같다”고 비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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