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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구급대원 출동갔다 욕설만…주취자 골머리

119 구급대원 출동갔다 욕설만…주취자 골머리

입력 2010-11-09 00:00
업데이트 2010-11-09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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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환자 신고를 받고 갔더니 술김에 욕을 하면서 때리시더라고요. 이럴 때 난감합니다”

10년차인 구급대원 A(30.여)씨는 “하루 4-5차례 주취자들을 병원으로 이송하면서 욕을 듣는 건 다반사”라며 “여자대원들은 일부러 목소리 톤을 낮추고 강하게 대응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또 “술에 취한 사람뿐 아니라 주변에 함께 있던 친구들까지도 구급대원들을 때리는 경우가 있다”며 “석달 전에는 여자친구가 아프다며 신고한 남자친구가 갑자기 왜 자기 여자친구를 건드리냐면서 대들어서 아주 혼났다”고 토로했다.

119 구급대원이 구조활동을 하다가 주취자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례가 매년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도내에서 발생한 구급대원 폭행사건은 매해 1건씩 늘어나 2010년에는 총 4건이 접수됐으나 이는 폭행 수위가 높아 고발조치된 사건만 기록된 것으로 가벼운 폭력행위는 거의 매일 2-3차례씩 발생한다고 소방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부산에서는 지난 1월 구급대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행위에 대해 공무집행방해죄로 고발조치하겠다는 방침을 정하는 등 강력대응에 나섰으며 대전.강릉.울산 등지에서도 폭력예방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중이다.

한편 ‘부르면 가야한다’는 업무의 특성상 응급환자가 아닌 경우에도 출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유형의 신고자 대부분이 주취자들이다.

B구급대원은 “하루 20여건의 응급환자 신고접수 중 절반정도가 주취자인데, 90% 이상이 가벼운 복통.두통 등을 호소하는 환자”라며 “병원에 이송은 해드리지만 응급실에서도 술이 깰 때까지 기다리는 것 외에는 마땅히 치료할 방법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종종 주취자들이 응급실에 있는 다른 환자들에게 고함을 지르거나 의료기구들을 훼손시키는 등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A구급대원은 “하루에도 2-3번씩 전화하는 ‘단골주취자’들이 있다”며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고 나왔는데 병원 뒷마당에서 또 다시 자신을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며 119에 신고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난감함을 표했다.

소방서 관계자는 “주취자들이 이러한 방식으로 구급대원들을 부를 경우 실제 응급환자들을 위한 출동이 늦어질 수 있다”며 “나부터 치료받아야 한다는 주취자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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