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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S여성’들의 속마음···결혼, 할까? 말까?

‘3S여성’들의 속마음···결혼, 할까? 말까?

입력 2010-11-09 00:00
업데이트 2010-11-0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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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성취도 바빠” vs “노년 고독은 싫어”

남성 못지않은 사회적 성취를 이룬 30대 여성의 입장에서 결혼이라는 제도는 손해를 강요하는 불공정한 제도일 수 있다.

 그러나 백마 탄 왕자님은 아니더라도 사랑하는 남자친구와 아름다운 로맨스를 즐기며 결혼에 골인하기를 바라는 여성들도 많다.

 어떤 이는 자기성취에 몰두하다가 갑자기 결혼하고 싶어하기도 하고 결혼하지 않을 줄 알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1970년대에 태어나 혼삿길이 막혀 미혼자로 사는 이른바 ‘3S여성’들의 대다수가 아직도 머릿속에서 결혼의 손익계산서를 끊임없이 따져보고 있다는 점이다.

 ◇ ”결혼 감행하기엔 두려운 게 많아!“출판사 사장 일을 하면서 정치학 박사 과정을 밟는 박모(34.여)씨는 독신주의자는 아니지만,너무 바빠서 결혼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박씨는 ”학위를 받는다고 교수가 되는 것도 아니고 출판사도 안정적인 사업이라기보다는 과도기라서 가야 할 길이 너무 멀다“고 말했다.

 자기계발의 욕구와 결혼은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씨는 ”출판사는 이제 20여권의 사회과학 서적을 발행한 신생업체고,논문은 1~2년 안에 마쳐야 해서 새벽에 나가 밤에 들어오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며 ”쓸쓸한 노후가 걱정되기도 하지만 지금은 배우자를 만나 챙겨줄 입장이 못된다“고 했다.

 어떤 여성들은 결혼에 골인한 주변인들이 행복해 보이지 않아 결혼을 주저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금융회사에 다니는 이모(37.여)씨는 ”직장에서 만난 남자 선배들이‘결혼을 후회한다’는 말을 달고 다니면서 가정에 소홀한 모습을 보일 때,결혼은 내 것이 아니라고 결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금융공기업 입사 7년차인 장모(32.여)씨도 ”남편이 퇴직하고 MBA 과정에 들어가면서 가계를 책임지게 된 한 여자 과장은 옷도,머리도 하나도 신경 못쓰고 항상 정신이 없는 듯 불안한 모습“이라며 ”그 과장을 보면 마음이 찡하면서 결혼이 주는 무거운 책임감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고백했다.

 8년간 패션업계에서 일해 온 박모(31.여)씨도 ”언니와 형부가 9천만원을 겨우겨우 모아 결혼을 했는데,이후 육아비용 때문에 한 달에 100만원도 저축하지 못한다“며 ”박봉에 허덕이면서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중학교 영어교사인 강모(34)씨는 지금의 삶이 행복해서 변화를 수반해야 하는 결혼이 달갑지 않다는 경우다.

 강씨는 ”남들보다 일찍 퇴근해 각종 스포츠를 즐기고 방학이 있어 1달씩 유럽여행을 다녀오기도 한다.직장과 여가 활동에서 남부럽지 않은 재미를 느끼고 있다“며 ”어른들은 결혼을 못해서 시간과 돈을 엉뚱한 곳에 쓴다고 하지만 당분간은 지금의 내 생활을 침해받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 ”가족을 만들고 싶어!“그러나 노후 고독에 대한 두려움이나 자녀 양육을 바라는 모성애 등을 내세우며 결혼파업에 반대하는 여성들도 만만치 않다.

 중소기업에서 6년째 근무하는 박모(34.여)씨는 ”솔직히 지금은 미혼으로 사는데 어떤 불편도 없었고,혼자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수없이 생각했지만 쉰 살이 넘어 남편도 자녀도 없이 주말을 맞는 그 외로움을 견딜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사업에 몰두하며 외로운 줄 모르고 혼자 살았던 엄마의 친구가 쉰 살이 넘어 외로움을 호소하며 주변에 남자 소개를 부탁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마음을 굳혔다“며 ”현재의 편안함보다 미래의 아늑함이 더 소중하다“고 말했다.

 20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공공기관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한 이모(38.여)씨는 사랑하는 사람과 살며 꼭 양육의 기쁨을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꼭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서 지금까지 싱글로 남아 있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아이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재미도 모른 채 인생을 끝낼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다행히 교제하는 사람이 생겼지만 젊지 않은 나이에 고비용을 수반하는 양육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걱정이 크다.

 사법연수원 졸업을 앞둔 고모(34.여)씨는 ”지금까지는 공부 때문에 결혼을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았지만 어릴 때 부모님이 알콩달콩 살던 모습이 좋아 보여 적극적인 태도로 결혼을 추진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씨는 ”소개팅을 부탁하면 ‘너보다 직업이 괜찮다던가 월급 많이 받아야 할 텐데 그런 사람이 많지 않다’고 난색을 보이는 사람이 많다“며 ”여자의 직업을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주변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는 남자를 만나기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방 대도시에서 방송국 기자로 일하는 김모(31.여)씨는 ”쇼핑,여행,문화생활을 즐기며 만족하는데도 수없이 소개팅을 하며 남편감을 찾는 이유는 한국사회의 통념에 쫓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솔직히 말했다.

 김씨는 ”결혼을 안 한 여자에게는 중대한 결함이 있고,가정을 꾸리지 않은 여자의 성공도 반쪽짜리일 뿐이라고 보는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럽다“며 ”하지만 안정된 직장에 다니면서 아내의 직장생활을 지원하고 이해하는 남자를 만날 수 있을지 자신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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