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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안기부 X파일 보도’ 유죄 확정

대법 ‘안기부 X파일 보도’ 유죄 확정

입력 2011-03-17 00:00
업데이트 2011-03-1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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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17일 이른바 ‘안기부 X파일’을 보도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로 기소된 MBC 이상호 기자와 김연광 전 월간조선 편집장(현 대통령실 정무1비서관)에게 징역 6월 및 자격정지 1년의 형을 선고유예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불법 감청과 녹음에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언론기관의 도청 내용 보도가 위법성이 없는 정당행위가 되려면 불법 감청 사실 자체를 고발하기 위한 보도 목적이 있거나, 공중의 생명, 신체, 재산 등 공익에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뚜렷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언론사가 불법 감청 결과물을 입수하는 과정에서 위법한 방법을 사용하거나 적극적으로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전제한 뒤 “공적 관심사항을 알리기 위해 필요한 부분에 한정해 보도함으로써 통신비밀의 침해를 최소화해야 하며, 보도로 얻어지는 이익이 통신비밀 보호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이어 “이 기자가 국가기관의 불법 도청을 고발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고 볼 수 없고, 보도시점에서 8년 전 대화가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당사자의 실명을 그대로 보도하고 도청 자료 입수 과정에서 사례비를 지급하는 등 방법의 상당성도 없어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내렸다.

대법원은 김 전 편집장도 자료의 취득과정이나 보도 방법 등에서 정당행위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박시환, 김지형, 이홍훈, 전수안, 이인복 대법관 등 5명은 “도청 자료에 담긴 대화 내용이 여야 대통령 후보 진영에 대한 정치자금 지원과 정치인·검찰 고위관계자에 대한 추석 떡값 지급 등의 문제로서 매우 중대한 공공의 이익과 관련돼 있어 보도는 정당행위”라며 이 기자에게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도청 테이프를 제공받으면서 사례비를 준 것은 취재 관행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며 대화 당사자들이 공적 인물인 점을 고려하면 실명 공개가 상당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기자는 옛 국가안전기획부 직원들이 1997년 이학수 당시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이 대권 후보들에 대한 정치자금 제공 등에 관해 나눈 대화를 불법 도청해 만든 ‘안기부 X파일’ 테이프 등을 입수해 2005년 7월 보도한 혐의로, 김 전 편집장은 이후 녹취록 전문을 보도한 혐의로 2006년 기소됐다.

1심은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하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며 이 기자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김 전 편집장에게만 유죄를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는 “도청된 테이프임을 알고도 대화 내용을 실명 보도하는 등 수단과 방법의 상당성을 크게 벗어났다”며 모두 유죄를 인정해 징역 6월 및 자격정지 1년의 형을 선고유예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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