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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서 유출 방사능 한국에 영향 없나

후쿠시마 원전서 유출 방사능 한국에 영향 없나

입력 2011-03-18 00:00
업데이트 2011-03-18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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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상황에도 한반도 안전” vs “바람만 믿지 말고 대비해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원전 1~3호기의 연쇄 폭발 사고에 이어 4호기의 사용후 핵연료봉 노출로 대규모 방사능 유출 우려가 커진 가운데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국내 전문가들의 일본 대지진 관련 긴급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자들은 사용후 핵연료봉의 핵분열 가능성이 낮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방사선 유출에 따른 피해 정도를 두고는 의견이 갈렸다. 토론에는 이은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오창환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대학 경제학부 교수, 이석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기획부장, 양이원영 환경연합 에너지기후국 국장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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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진단과 사후 대책은.

-이은철 4호기는 1~3호기 문제와 다르다. (사용후 핵연료봉에 대해)핵분열과 폭발을 자꾸 오해한다. 연탄재처럼 다 쓰고 버린 상태라 우라늄양이 상당히 줄었다. 이걸로 폭발을 일으키려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화재로 물이 다 없어졌지만, 오히려 수증기가 건물 안에 있는 게 가장 위험한 상태다. 설계 때도 이런 점을 고려해 임계가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 4호기 폭발 문제를 너무들 걱정한다.

-장정욱 핵폭발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인정한다. 문제는 1999년 일본 도카이에서 우라늄 20㎏을 가공하던 중에 임계가 일어나, 반경 10㎞ 안의 주민들이 피폭당하고 작업자 3명이 중상을 입고 2명은 죽었다. 핵물질이 나오지 않을 뿐 방사성 물질과 중성자 힘은 무시할 수 없다.

-오창환 사용후 핵연료는 경제적으로 전기를 만드는 데 부족할 뿐 여전히 많은 우라늄을 함유하고 있다. 치명적인 방사능과 열도 있어서 수조에 보관한다. 고준위폐기처분장에나 버릴 수 있는 물질로 그 자체로도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다. 폭발이 안 돼도 노출 자체를 막아야 한다.

-양이원영 지진으로 건물은 안 무너졌지만 4호기 직원 얘기를 보면, (원전)배관이 부서지고 무너져 내렸다고 했다. 안전장치나 배관에도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초기대응을 지적하지만 1분 1초가 중요한데 최선의 판단을 해야 한다.

-이은철 (4호기의)10년 된 사용후 핵연료를 수조에 깊이 넣어두면 1년이면 급한 열은 제거된다. 방사선도 사용후 핵연료의 90%에서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물론 지난해 11월에 막 꺼낸 연료는 지금도 방사선이 많고 노출되면 배출될 가능성도 크다. 이것들도 연쇄 핵분열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 분산시켜 놓는다. 물이 완전히 빠져도 핵분열이 일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정설이다. 지금 나오는 양도 원자로에서 나오는 것보다 적다.

→한국에 영향은 없나.

-오창환 고준위 폐기물의 안전 보존 기간은 1만년이다. 온도도 방사능도 오래간다. 편서풍 때문에 지금 미국만 난리가 났지만, 남동풍이 부는 여름처럼 계절풍이 달라져 국지적인 변화는 대비해야 한다. 한반도 피해가 전혀 없다고 보긴 어렵다.

-이석호 사고 이후 국회에 보고했다. (아무리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도)국민이 믿지 못하는 면이 있다. 기상청 예보는 편서풍이 불어 당분간 영향이 없다고 한다. 원전 3호기 노심용융이 100% 일어나고, 격납건물로 방출되는 양의 50배가 방출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우리나라와의 거리 1200㎞를 고려하면 우리나라 피폭량은 0.3mSv다. 연간 선량 한도 1mSv의 3분의1도 채 안된다. 우려는 이해되지만 기술적으로 최악의 상황에도 우리나라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이은철 (방사능도)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는 것처럼 사방으로 퍼진다. 거리 계산도 하늘로 솟는 것을 제외하고 직선거리로 계산했다. 아주 보수적이다. 정부발표를 믿어 달라. 우리 국민에게 피해를 줄 수준은 아니다.

-장정욱 원자로 안에서도 400가지 물질이 나온다. 요오드는 반감기도 길어서 무한정 먹을 수도 없다. 정부는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 토양, 수질 오염까지 준비해야 한다. 사용후 핵연료에서는 상당한 방사성 물질이 나와 (보관하는) 수조 수심이 최고 2.5배 이상 되어야 한다. 연료를 끄집어 낼 때 사람이 옆에 있으면 20초 안에 치사한다. 30년 동안 수조에 보관한 상태에서 끄집어 내도 공중에 사람이 있으면 6분 안에 치사한다.

→한국 원전은 안전한가.

-양이원영 편서풍 때문에 영향이 없다고 하지만 (일본 사고 지점은) 우리와 비슷한 위도다. 체르노빌 사고 때도 서쪽으로 1000㎞ 떨어진 스위스, 독일, 이탈리아에서도 모두 오염이 발견됐다. 세슘, 요오드 외에 반감기가 30년 넘는 것도 있다. 당장은 괜찮아도 일주일, 한달 뒤에 영향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이은철 (방사능)오염물질이 우리나라에도 와 있을 수 있다. (다만) 얼마나 영향을 주는가가 문제다. 바람은 방향성이 없다. 다만 방사능량을 계산할 때 직선거리로 계산해 보수적으로 한 것이니 믿어 달라는 거다.

-양이원영 국민이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는 건 결국 정보공개 문제다. 1978년에 가동한 고리 1호기는 2007년에 수명이 다했다. 수명연장 때 안전영향 평가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그 보고서는 지금도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고도 정부는 지난해 2017년 2차 수명연장 계획을 밝혔다. (올해 수명연장 예정인)월성 1호기가 중수형원자로라는 게 더 큰 문제다. 냉각수에도 방사성 물질이 있어 더 위험하다. 세계적으로 수명연장 사례가 없다. 올해 캐나다와 한국만 동시에 진행 중이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011-03-1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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