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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함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마지막 명령이다”

“772함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마지막 명령이다”

입력 2011-03-26 00:00
업데이트 2011-03-2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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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 의과대학 김덕규 교수의 1년전 애절한 글

1년전 천안함 실종 수병들에게 “반드시 살아서 돌아오라.”라고 명령한 글이 전 국민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화제가 됐었다. 26일 천안함 폭침 1주기를 맞아 당시 우리의 심금을 울린 이 글을 다시 싣는다. 46명의 수병과 이들을 구하려다 숨진 고 한주호 준위 등 47명 전사자의 명복을 빈다.

”772함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오로지 살아서 귀환하라. 이것이 그대들에게 대한민국이 부여한 마지막 명령(命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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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규 동아대 의대 교수
김덕규 동아대 의대 교수


지난해 3월29일 동아대 의과대학 교수 김덕규씨는 해군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772함 수병(水兵)은 귀환(歸還)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772는 천안함의 고유 식별번호다.

그는 실종된 천안함 승조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면서 그들의 생환을 간절히 염원했다.

”디젤 엔진실 장진선 하사 응답하라. 그대 임무 이미 종료되었으니 이 밤이 다 가기 전에 귀대하라.”고 적었다.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은 “한글자 한글자 가슴을 후벼판다. 정말 무사히 살아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이며 개인 블로그 등에 퍼날랐다.

비록 물리적인 힘은 없는 글일지라도 해저 수십미터 깊은 바다에, 그리고 아직은 아무 대답없는 하늘에 이 글이 닿길 간절히 바란다.

●다음은 글의 전문

772함 수병(水兵)은 귀환(歸還)하라

772 함(艦) 나와라

온 국민이 애타게 기다린다.

칠흑(漆黑)의 어두움도

서해(西海)의 그 어떤 급류(急流)도

당신들의 귀환을 막을 수 없다

작전지역(作戰地域)에 남아있는 772함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772 함 나와라

가스터어빈실 서승원 하사 대답하라

디젤엔진실 장진선 하사 응답하라

그 대 임무 이미 종료되었으니

이 밤이 다가기 전에 귀대(歸隊)하라.

772함 나와라

유도조정실 안경환 중사 나오라

보수공작실 박경수 중사 대답하라

후타실 이용상 병장 응답하라

거치른 물살 헤치고 바다위로 부상(浮上)하라

온 힘을 다하며 우리 곁으로 돌아오라.

772함 나와라

기관조정실 장철희 이병 대답하라

사병식당 이창기 원사 응답하라

우리가 내려간다

SSU팀이 내려 갈 때 까지 버티고 견디라.

772함 수병은 응답하라

호명하는 수병은 즉시 대답하기 바란다.

남기훈 상사, 신선준 중사, 김종헌 중사, 박보람 하사, 이상민 병장, 김선명 상병, 강태민 일병, 심영빈 하사, 조정규 하사, 정태준 이병, 박정훈 상병, 임재엽 하사, 조지훈 일병, 김동진 하사, 정종율 중사, 김태석 중사 최한권 상사, 박성균 하사, 서대호 하사, 방일민 하사, 박석원 중사, 이상민 병장, 차균석 하사, 정범구 상병, 이상준 하사, 강현구 병장, 이상희 병장, 이재민 병장, 안동엽 상병, 나현민 일병, 조진영 하사, 문영욱 하사, 손수민 하사, 김선호 일병, 민평기 중사, 강준 중사, 최정환 중사, 김경수 중사, 문규석 중사.



호명된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전선(戰線)의 초계(哨戒)는 이제 전우(戰友)들에게 맡기고

오로지 살아서 귀환하라

이것이 그대들에게 대한민국이 부여한 마지막 명령(命令)이다.

대한민국을 보우(保佑)하시는 하나님이시여,

아직도 작전지역에 남아 있는

우리 772함 수병을 구원(救援)하소서

우리 마흔 여섯 명의 대한(大韓)의 아들들을

차가운 해저(海底)에 외롭게 두지 마시고

온 국민이 기다리는 따듯한 집으로 생환(生還)시켜 주소서

부디

그렇게 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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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홈페이지 캡처
해군 홈페이지 캡처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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