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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왜 여기있니, 집에는 언제 올꺼야”

”네가 왜 여기있니, 집에는 언제 올꺼야”

입력 2011-03-26 00:00
업데이트 2011-03-2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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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순국 용사들 대전현충원서 1주기 추모식

“진영아. 니가 와 여기 있노. 집에는 언제 올꺼야.”

천안함 순국 용사 1주기 추모식이 26일 오전 대전 유성구 갑동 국립대전현충원 현충광장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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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침몰 1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故 김태석 상사의 어머니가 고인의 묘비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침몰 1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故 김태석 상사의 어머니가 고인의 묘비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족들은 현충탑 앞에 마련된 46용사의 영정에 헌화하고 분향을 마친 뒤에도 영정 앞을 떠날 줄 몰랐다.

조진영 중사의 어머니는 아들의 사진을 올려다보며 “진영아. 니가 와 여기있노. 엄마가 왔다. 엄마 좀 불러봐라”면서 오열했다.

끝내 대답이 없는 아들을 뒤로하고 주위의 부축을 받아 내려오면서도 연신 “집에는 언제 올꺼냐...”라면서 흐느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정태준 일병의 어머니는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영정 앞에 놓인 꽃에 얼굴을 파묻고는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다.

유족들은 저마다 아들이자, 동생이자, 남편인 천안함 용사의 영정 앞에서 터져 나오려는 울음을 막지 못하고 흐느꼈다. 몇몇은 아직도 이들의 죽음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한 아버지는 울 힘마저 잃은 듯 멍한 눈빛으로 아들의 생전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하염없이 바라보기도 했다.

이어 김성찬 해군참모총장과 천안함 장병, 특수전여단(UDT/SEAL) 장병 등이 참가한 가운데 46용사 묘역 참배가 이어져 유족들은 술을 올리고 고인이 평소 좋아하는 음식을 올리는 등 제를 지냈다.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김종헌 상사의 아버지는 끊임없이 눈물을 흘리면서도 꼿꼿하게 묘역 앞에 술을 올렸으나 결국은 표지석 위에 힘없이 쓰러지며 통곡을 쏟아냈다.

심영빈 중사의 어머니는 묘역을 찾은 천안함 승조원들의 손을 꼭 부여잡고는 한동안 놓을 줄을 모르고 서 있었다.

용사들의 묘역 앞에는 성경책과 성모상, 염주, 여자친구와 찍은 사진 등 평소 아끼는 물건이 자리를 잡았다. 문규석 원사의 묘역 앞에는 아직 어린 자녀들의 사진이 놓여 있어 보는 이들을 숙연케 했다.

이정국 천안함 유족회 자문위원은 “천안함 침몰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엉뚱한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순국 용사들이 놀다가 죽은 것도 아닌데 남은 가족들이 비아냥거림을 당하는 현실에 희생 장병도 편히 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물론 어디에나 의혹을 제기해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정부도 국민에게 이 같은 상황을 제대로 설명해 이해시키고 납득시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역설했다.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이날 추모식은 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요인과 전사자 유가족, 천안함 승조원, 정당 및 각계 대표, 군인, 시민, 학생 등 4천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례, 추모영상물 상영, 헌화ㆍ분향, 추모공연 등의 순으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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