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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철 농민들 노임·유류·자재값 상승에 삼중고

영농철 농민들 노임·유류·자재값 상승에 삼중고

입력 2011-05-10 00:00
업데이트 2011-05-1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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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값은 매년 같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데 농자재값과 인건비는 해마다 올라 농사짓기가 겁나네요”.

경기도 여주군 가남면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서모(47)씨는 고령화로 일손이 부족한 데다 농자재값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의 심정을 이렇게 토로했다.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은 요즘 농민들은 일손이 부족한 가운데 노임과 농기계 유류값, 비료값 등 각종 농자재값 상승으로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다.

각 자치단체들이 농촌 일손돕기 지원창구 등을 개설해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미봉책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일손부족 심화에 노임 상승

전남도는 보리베기와 모내기, 밭작물 수확 관리 등 올봄 영농철 부족한 일손이 2만~3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기계화 작업이 힘든 밭작물 수확에 일손 부족이 가장 심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밭작물 이외의 다른 작물은 기계화가 많이 이뤄져 일손 부족현상이 상당부분 해결됐으나 양파와 마늘 등 수작업이 불가피한 작물은 해마다 일손 부족현상이 되풀이 되고 있다.

경남도도 올봄 모두 3만2천여명의 일손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손이 부족한 탓에 자연히 노임도 오르고 있다.

경기도 여주지역의 경우 벼농사의 하루 평균 노임은 남자 8만원, 여자 3만5천원 가량이었지만 최근 들어 1만~2만원 가량이 인상됐다.

충북지역 농촌 품삯은 지난해보다 10~20% 올라 남자는 7만원, 여자는 5만원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다.

모내기에 투입되는 남자 품삯은 지역에 따라 6만~8만원, 과일 솎기, 고추 모종 등을 심는 여자 품삯은 4만5천~5만5천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옥천군 옥천읍에서 과수원 6천㎡에 복숭아와 배를 재배하고 있는 장현철(47)씨는 “요즘 배 솎는 작업을 하는 여성들에게 하루 4만5천원에 식대 5천원을 별도로 주지만 일손이 달려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면서 “작년보다 5천원이 올랐다”고 말했다.

평야지대인 전북지역은 이달 들어 논갈이와 볍씨 모판 만들기, 비료 주기 등의 모내기 준비와 고추 모종 심기, 하우스 감자수확 등으로 일손 수요가 늘었다.

이에따라 하루 4만~5만원하던 품삯이 많게는 1만원 가량 올랐지만 젊은 인부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아 농부들은 휴일이나 공휴일에 외지에 사는 자녀를 불러 부족한 일손을 메우고 있다.

이달초부터 고랭지 배추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강원도 태백시도 각 농가에서 일손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고랭지 배추는 5월말 정식단계부터 일손이 필요하지만 일손난이 매년 심화되면서 최근에는 모종에 씨앗을 뿌리는 5월초 정식을 위한 일손부터 확보하는 재배농가가 생기고 있을 정도다.

◆농자재.유류값도 크게 올라

경북지역의 경우 면세 유류값이 크게 올랐다.

휘발유 가격은 ℓ당 960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의 787원에 비해 173원 올랐고, 저유황경유는 ℓ당 1천42원으로 작년 동기의 829원과 비교해 213원 인상됐다.

또 실내등유와 보일러등유도 1천101원과 1천96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각각 300원씩 올랐다.

경기 여주지역에서는 유류값 상승으로 농기계를 이용한 정지 작업비가 작년보다 20% 정도 상승했다.

복합비료도 20㎏들이 기준 2만원선에서 2만1천원으로, 비닐하우스용 3중 필름값도 폭 8m, 길이 10m 기준 3만6천원으로 10% 이상 올랐다.

벼농사를 짓는 대리경작료도 10% 이상 올랐다.

충북 보은군 장안면에서 3천여㎡의 논에 벼농사를 짓는 이홍근(55)씨는 “직장생활을 하느라 농작업 전부를 대리경작시키는데 올해는 논을 갈고 평탄작업을 한 뒤 이앙까지 해주는 비용이 3.3㎡당 900원으로 지난해보다 100원 올랐다”면서 “1마지기(660㎡)를 맡기려면 18만원이나 줘야한다”고 말했다.

치솟는 품삯과 대리경작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충북도내 일부 시.군은 하루에 적게는 5천원에서 많게는 6만원을 받고 트랙터와 콤바인, 굴착기, 제초기 등 고가의 농기계를 빌려주는 임대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옥천군 관계자는 “농기계 운전이 서툰 고령자나 여성농업인에게 운전기사까지 지원해줬더니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 정읍시 신태인읍의 김명성(62)씨는 “품삯 뿐 아니라 농기계 이용료가 20% 정도 올랐지만 그나마 구하기도 쉽지 않다”며 “농사 여건은 점점 어려워지는데 농산물 가격이 오를지 알 수 없어 이제 농사 짓는게 점점 투기가 되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농촌 일손돕기 지원창구 개설도 활발

경기도는 2006년부터 농촌의 일손돕기와 농산물팔아주기를 위한 ‘1촌1부서 자매결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봉사활동 참여자에게 인사평정때 반기당 최고 0.3점의 가점과 1일 1점의 혁신마일리지를 적립해 주고 있는 이 활동에는 지난해 모두 23회에 걸쳐 279명이 참가했다.

농협 경기지역본부는 도내 시.군지부와 단위 농.축협에 농촌 일손돕기 지원창구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일선 시.군지부와 단위 농.축협별로 자체적으로 운영중인 ‘농촌사랑봉사단’은 일손돕기를 신청한 농가와 지원 시기와 인력 규모 등을 협의한 뒤 지속적으로 일손돕기 활동을 벌이고 있다.

경북도와 농협경북본부는 지난달부터 7월까지 농촌일손돕기 지원창구를 개설해 공무원과 농협 직원은 물론 봉사단체, 학생들의 일손돕기를 주선하고 있다.

전남도도 도 본청은 물론, 일선 시군에 농촌일손돕기 창구를 개설, 농민들의 신청을 받아 인력을 지원할 계획이다.

도내 유관기관과 군부대 등에도 농촌일손돕기에 나설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협조공문을 보내는 한편 , 공무원들도 부서별로 농촌일손돕기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18개 시.군으로부터 부족한 인력현황을 파악한 경남도는 10일부터 ‘농촌일손돕기 창구’를 운영하면서 접수된 일손돕기 희망자를 각 시.군에 배정할 계획이다.

경남도는 영농철이 끝날때까지 도청과 각 시.군청 직원들이 실.과별로 매주 1회씩 농촌일손돕기 작업을 벌이도록 지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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