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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 연관”…‘형제의 난’ 재연되나

“금호아시아나 연관”…‘형제의 난’ 재연되나

입력 2011-06-04 00:00
업데이트 2011-06-0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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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억대 비자금 의혹’ 박찬구회장 검찰 출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비자금 조성 및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매매 등 혐의로 검찰에 소환되면서 비자금 조성의혹을 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에게 화살을 돌렸다. 검찰발 ‘형제의 난’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금호석유화학 비자금 조성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차맹기)는 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위반 등의 혐의로 박찬구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14시간여에 걸쳐 박 회장의 비자금 조성과 배임·횡령,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매각 등의 혐의에 대해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검찰은 박회장을 4일 오후 3시 재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오전 9시 50분쯤 남부지검에 도착한 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비자금 조성에 개입됐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관련 있다. 나중에 (검찰에서) 조사하다 보면 알게 될 것이다.”고 답했다. 앞서 박 회장은 검찰 수사 초기에도 “죄 지은 사람은 따로 있을 것이다. 누구인지는 알아서 판단하라.”며 박삼구 회장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하지만 금호석화의 박 회장은 ‘300억원 비자금 조성이 사실이냐.’는 질문에는 “사실이 아니다.”며 부인했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금호산업 주식 매도로 100억원 이상의 손실을 회피한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 검찰에서 이야기하겠다.”며 부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박 회장 구속 여부는 조사하면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면서 “비자금 조성에 박삼구 회장이 관련됐다는 박 회장의 언급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 회장의 비자금과 배임·횡령액 등 ‘수상한 돈’의 규모가 300억원이 넘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박 회장은 비자금 외에도 2009년 6월 내부정보를 이용해 자신과 아들이 보유하던 금호산업 지분을 전량 매각해 100억원 이상의 손실을 회피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달 12일 서울 신문로 금호석화 본사와 협력사 등을 압수수색한 지 52일 만에 핵심인 박 회장을 소환 조사함으로써 금호석화 비자금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형국이다. 하지만 박 회장이 박삼구 회장의 비자금 조성 개입을 거론하면서 수사의 불똥이 금호아시아나로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금호그룹은 2009년 6월 박삼구·박찬구 회장의 형제 간 경영권 다툼으로 박삼구 회장의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쪼개졌다. 두 회장은 ‘형제의 난’ 당시 동반퇴진했다. 이후 박찬구 회장은 지난해 3월 금호석화 대표이사로, 박삼구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2011-06-0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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