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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재정 난맥상] 묻지 마 펀드 투자로 반토막… 신규 종편에 수십억도

[대학 재정 난맥상] 묻지 마 펀드 투자로 반토막… 신규 종편에 수십억도

입력 2011-06-11 00:00
업데이트 2011-06-1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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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에만 의존하는 대학 재정 구조와 대학의 ‘묻지 마 투자’가 ‘값비싼 등록금’을 만드는 원인으로 꼽힌다.

10일 대학알리미 등에 공개된 주요 대학 교비 회계 자료 등에 따르면 2010년 4년제 사립대의 수입 15조 4730억원 가운데 65.6%인 10조 1527억원은 등록금이었다. 재단 전입금은 8.8%, 기부금은 3.6%에 불과했다. 수입 가운데 등록금 비중이 80% 이상인 사립대도 38곳이나 됐다.

이 같은 등록금 비중은 전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2009년 사립대학들의 재정 수입 24조 4501억원 가운데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2%인 12조 7091억원이었다. 대학의 수입은 등록금, 정부 보조금, 재단 전입금, 기부금 등으로 나뉜다. 등록금을 제외한 나머지 수입원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게다가 일부 사립 재단은 적립금의 상당 부분을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펀드에 투자해 180억원대의 손실을 봤다. 중앙대의 올 2월 회계 결산 내역을 보면 100억원을 펀드에 넣었다가 53억 5000만원의 손실을 내 반토막이 났다. 아주대는 88억원을 투자해 30% 가까운 28억 9000만원을 손해봤고, 성신여대와 경남대도 20억~50억원대의 손실을 봤다. 고려대는 480억원을 펀드에 투자해 은행 정기적금 이자(4%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1%대의 수익률을 냈다. 이는 2007~08년 주식시장이 활황이 되자 대학에서 너도나도 펀드 투자에 뛰어들었다가 2008년 9월 금융위기가 닥치자 원금 손실 등이 발생한 탓이다. 또한 MBC 보도 등에 따르면 수원대는 조선일보 종합편성채널에 50억원을, 고려대와 성신여대는 각각 동아일보 종합편성채널에 20억원과 1억원을 투자해 빈축을 사고 있다.

현행 등록금 수입은 적립금 명목으로 학교 재단의 금고로 들어간다. 사립대의 적립금 규모는 2009년 결산 기준으로 6조 9493억원에 이른다. 이화여대가 누적 적립금 6280억원으로 가장 많다. 2009년 한 해에만 838억원이 늘었다. 이 외에도 홍익대(4857억원), 연세대(3907억원), 수원대(2575억원), 동덕여대(2410억원), 고려대(2305억원), 청주대(2186억원), 숙명여대(1884억원), 계명대(1775억원), 인하대(1342억원) 등 1000억원 이상 적립금을 보유한 대학이 상당수다.

적립금의 수입원은 물론 등록금 수입이다. 김춘진 민주당 의원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누적 적립금 상위 10개 국내 사립대는 지난해 적립금 전입액의 53.2%를 등록금에서 충당했다.

반면 적립금 가운데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연구적립금이나 장학적립금은 각각 9.2%, 8.6%에 그쳤다. 반면 건물을 짓기 위한 건축적립금은 46%, 특별한 용도도 없는 기타 적립금은 34.8%나 됐다.

때문에 이처럼 대학들이 등록금으로 재단 전입금만 살찌우는 구조를 고치지 않거나 펀드투자에 더욱 신중하지 않으면 ‘반값 등록금’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립대 관계자는 “적립금을 매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게 강제하는 것이 어렵다면 일정 기간마다 사용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당국이 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2011-06-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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