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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 취득절차 간소화 첫 날 기능시험장 가보니

운전면허 취득절차 간소화 첫 날 기능시험장 가보니

입력 2011-06-11 00:00
업데이트 2011-06-1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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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없어져… 3~4 분만에 “합격”



10일 오전 서울 대치동 강남운전면허시험장.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른 운전면허시험 취득절차 간소화 이후 첫 기능시험이 진행됐다. 시험이 쉬워지면서 응시생의 93%가 합격했다.

예전과 달리 응시생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아닌 여유가 묻어났고, 전체의 대폭 간소화된 시험절차에 따라 굴절, S자, T자코스 등 11개 항목을 거치는 700m의 코스 시험이 없어졌기 때문. 대신 간단한 차량 조작과 50m 주행 능력만 측정했다. 평행주차 과정은 도로주행시험 과정으로 편입됐다.

●응시생 2배이상 몰려… 평균 합격률 93%

응시생들은 지나치게 까다로웠던 기능시험의 복잡한 코스들이 없어지고, 짧은 기간에 운전면허를 딸 수 있게 돼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였다.

한 응시생은 “전조등과 와이퍼 등을 작동한 뒤 가속페달을 밟고 잠깐 동안 직진 및 커브를 돌고 나니 시험이 끝났다.”면서 “시험이라기보다 점검 수준에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손영희(58) 시험관은 “차량 안에서 나오는 방송만 잘 들으면 누구나 합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강남운전면허시험장에서 17명이 시험을 치러 2명만 불합격했다. 전국 면허시험장 집계 결과 전체 응시생의 평균 합격률은 93%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지난 9일까지 기능시험 평균 합격률 45.2%에 견줘 두배 이상 높았다.

사이드브레이크를 채운 채 가속 페달을 밟거나, 와이퍼를 제대로 조작하지 못해 불합격한 응시생을 제외하면 50m를 달리면서 차로를 잘 지키는지, 돌발상황이 발생했을 때 급제동을 할 수 있는지를 보는 ‘운행상태 기기조작’ 항목에서는 사실상 모두 합격했다.

때문에 응시생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진욱(32)씨는 “웬만해선 떨어질 수 없을 것 같다. 시험이 지나치게 쉬워서 실제 도로에서 운전을 할 수 있을지 의심된다.”고 우려했다.

●“너무 쉬워… 실제 도로운전 우려”

이날 기능시험을 치르는 응시생은 전날 88명보다 배 이상 많은 216명이 몰렸다. 면허시험이 간소화되길 기다렸다가 전날 인터넷으로 예약한 응시생이 몰린 데다가 시험을 치르는 데 걸리는 시간이 3~4분으로 짧아져 응시생이 크게 늘었다.

운전학원 강사들은 짧은 시간에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화양동의 동아자동차운전 전문학원 관계자는 “차량을 제대로 조작하지도 못하는 수강생이 도로에 나가면 정체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고, 강사와 수강생의 안전도 문제”라면서 “수강을 문의하면서 학원비가 내렸다며 좋아하다가도 기능교육을 두 시간 받고 도로에 나간다는 말에 ‘그게 가능하냐’고 되묻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2011-06-1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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