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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도 혹시 성조숙증?

우리 아이도 혹시 성조숙증?

입력 2011-06-13 00:00
업데이트 2011-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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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초등학생의 초경 연령이 빨라지면서 성조숙증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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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성조숙증 아이는 2004년 2700명에서 2008년 1만 4700명으로 5년 새 5배 이상 급증했다. 성조숙증은 아이의 사춘기가 너무 빨리 시작되는 질환으로, 보통 여아는 만 8세 전에 유방이 발달하는 경우,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고환이 커지는 경우가 해당된다. 이 경우 부모들이 고려해야 할 점은 크게 두 가지. 첫째는, 아이가 친구들과 다른 신체 때문에 받는 상처이고, 둘째는 성장판이 일찍 닫히기 때문에 키가 자라지 않을 수 있다는 점. 전문의들은 “초기에는 또래 아이보다 키도 크고 체중도 무겁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절반 가량이 150㎝에도 못 미치게 된다.”고 지적한다.

조기 사춘기의 대부분은 ‘진성’이다. 대부분 원인을 모르지만, 30% 가량은 중추신경계의 질병 때문으로 추정된다. 진성이란 여성의 몸에서 성선 자극 축이 성숙한 상태로, 실제로 배란·임신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가성’은 대부분 난소나 부신의 질병과 관련돼 있다. 이때 2차 성징이 남성화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진성은 빠르면 만 3∼4세에 나타나기도 한다. 원인으로는 중추신경계의 뇌종양·선천성 뇌기형·수두증·뇌염·결핵성 뇌막염·갑상선 저하증 등이 꼽히며, 원인불명인 경우도 많다. 뇌종양이 원인인 경우 두통이 심하며 시야가 좁아지고, 시력이 급속히 나빠질 수 있다.

반면 가성일 경우 여아는 에스트로겐을 분비하는 난소의 종양이 가장 흔한 원인이며, 난소물혹·선천성 부신 과형성·부신종양 등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다. 남아에게서는 선천성 부신 과형성·부신종양·융모성 성선자극호르몬 분비 종양 등이 많다. 이런 증상은 여아가 호르몬이 함유된 크림을 사용하거나, 경구용 피임약을 복용했을 때 나타날 수 있다.

성조숙증의 증상은 성호르몬 증가에 의한 사춘기의 신체적 변화로 나타난다. 여아는 유방이 발달하고 월경이 시작된다. 남아는 고환과 음경이 커지고 색깔도 짙어지며, 목소리가 굵어지고, 수염이 나기 시작한다. 이런 경우 검사를 통해 성조숙증 여부와 종류를 진단할 수 있다. 체격 성장이 매우 빠르거나, 뼈나이(골 연령)가 또래보다 1년 이상 앞선 경우도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다. 하지만, 사춘기가 약간 빠르다고 모두 성조숙증은 아니다. 빠른 사춘기라도 정상 범위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의들은 “진단을 위해서는 신체검사는 물론 성장 속도의 변화, 성조숙증의 가족력·출산력·병력·성호르몬 노출 여부 등을 자세히 파악해야 한다.”면서 “아이의 키와 성적 성숙도, 성선자극 호르몬검사, 중추신경계 사진, 복부 초음파검사가 필요하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치료는 원인과 범위, 진행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종양을 수술하는 게 아니라면 대부분 약물을 이용한다. 특히 진성은 약물을 빨리 사용하는 게 좋다. 약제를 통해 평균 사춘기의 연령에 이를 때까지 성선(난소)을 자극하지 못하도록 해 배란을 억제하고, 성장 속도를 늦춘다. 이 경우 대개 치료 1주일 후면 성선 자극호르몬이, 2주일 후에는 성호르몬이 저하되고, 2차 성장도 점차 둔화된다. 사춘기 억제제는 여아는 만11세, 남아는 만 12세 이전에 4주에 한번씩 주사로 투여한다. 이후 정기적으로 뼈나이를 검사해 키가 정상으로 회복되면 치료를 중단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서지영 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2011-06-1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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