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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규 순천대 총장 왜 자살했나

임상규 순천대 총장 왜 자살했나

입력 2011-06-13 00:00
업데이트 2011-06-1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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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바비리.부산저축銀 연루 등 검찰수사 심적 부담



임상규 순천대 총장의 자살은 부산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전 예금인출건에 이어 함바비리 연루 의혹이 초래한 비극으로 주변에선 보고 있다.

임 총장은 지난 1월 말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 되기전 예금 5천만원을 인출한 것이 검찰수사에서 드러나면서 크게 당혹스러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총장은 당시 영업정지와는 무관한 인출이라고 밝혔으나 박연호 부산저축은행 회장과 사돈이라는 관계가 알려지면서 본인 해명의 진정성과는 관계없이 도덕성에 큰 상처를 입었다.

여기에 지난 달 초 건설현장 함바(식당) 브로커 유상봉(65)씨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로 출국금지가 되자 더 이상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임 총장은 유씨가 함바 운영권을 딸 수 있도록 많은 공무원 등 각계인사를 소개해주는 대가 등으로 유씨로부터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애초 임 총장은 ‘유씨는 알고 지냈지만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이 임 총장이 유씨에게 소개해준 각계 인사를 비리 핵심인물로 지목, 강한 수사의지를 보이며 압박하고 이들 인사가 수사선상에 오른 것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정황은 임 총장이 작성한 유서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임 총장은 “악마의 덫에 걸려 빠져 나가기가 힘들 것 같다. 그동안 너무 쫓기고 시달려 힘들고 지쳤다. 모두 내가 소중하게 여겨운 ‘만남’에서 비롯됐다. 잘못된 만남과 단순한 만남 주선의 결과가 너무 참혹하다. 금전 거래는 없었다”고 적었다.

또 꼼꼼하고 빈틈 없는 성격에다 선후배와 국립대 총장으로서의 신망 등이 무너지고 있다는 자괴감과 상실감도 극단적 선택을 부추겼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는 유서에 “나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고통이 심하다. 얄팍한 나의 자존심과 명예를 조금이나마 지키고 대학의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먼저 떠난다”고 적었다.

작년 7월 총장 취임후 활발한 활동으로 대학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 도중 불거진 비리 의혹으로 학교 이미지 추락과 총장 중도사퇴 압박 등도 적지 않은 심적 부담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대 안팎에선 임 총장의 자살이 기획예산처 예산실장, 과기부 차관, 농림부 장관 등 화려한 공직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 발전을 크게 기대했던 만큼 충격의 여파도 그만큼 크다.

순천대 관계자는 “도덕성을 평생 덕목으로 살아온 고인에게 비리 의혹은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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