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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돈 만 수백억대… 강남 전설의 계조직 ‘금복회’ 무너졌다

계돈 만 수백억대… 강남 전설의 계조직 ‘금복회’ 무너졌다

입력 2011-07-14 00:00
업데이트 2011-07-1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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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서 200억대 추정 계 운영…2009년에도 피해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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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지역에서 전문적으로 계를 운영하다 파탄 내고 계원 수십명에게 피해를 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계를 실질적으로 도맡아 운영했던 계주는 30대 초반의 젊은 남성이었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고 꾀어 계원을 모집하고 곗돈을 제때 지급하지 않은 혐의(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 위반 등)로 송모(33)씨를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공동계주로서 계원들을 관리한 박모(40.여)씨와 자금책 역할을 한 박씨 남편 강모(40)씨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강남구 역삼동의 오피스텔에 사무실을 차려 여러 계좌의 계를 운영하면서 약속한 곗돈을 지급하지 않고 계원 36명에게 5억5천만원의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곗돈 수령 순번이 돌아온 계원에게 “원금의 120~230%를 돌려주겠다”고 꼬드기는 수법으로 계원 100여명으로부터 20억5천만원을 불법으로 투자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송씨는 불과 30세였던 2008년에도 강남 일대에서 ‘금복회’라는 계를 조직해 비슷한 수법으로 운영하다가 이듬해 곗돈을 떼어먹고 문제를 일으킨 전례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송씨는 지방의 한 대학 3학년을 중퇴한 후 일찍부터 계 운영에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들은 송씨에 대해 ‘젊은 사람이 똘똘하다’, ‘양심껏 잘한다’는 소문을 듣고 금복회에 가입했다가 곗돈과 투자금을 날렸다.

문제가 발생하기 직전 금복회는 몸집이 불어나 전체 자금이 500억원에 달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송씨는 계주와 총무를 겸하며 장부관리를 비롯해 재투자 유도, 이자상환 등 구체적인 실무를 직접 도맡아 했다.

한 피해 계원은 “송씨 어머니도 강남 일대에서 이름난 계주였다”며 “어머니 밑에서 계를 접하다가 대규모 계를 운영하면 쉽게 큰돈을 만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숨겨진 장부를 제대로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 밝혀진 피해액은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 문제가 된 계는 전체 규모가 200억~300억원에 달했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강남 오피스텔에 자리한 수백개에 달하는 계 중 불법 유사수신 행위를 하거나 계주가 곗돈을 착복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안다. 모임이 은밀하게 이뤄지는 데다 계원들이 돈을 아예 못 받을까 봐 계주를 고소하는 것도 꺼려 내부 제보가 없으면 단속과 혐의 입증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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