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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값ㆍ기름값ㆍ집세…직장인 3苦

밥값ㆍ기름값ㆍ집세…직장인 3苦

입력 2011-07-14 00:00
업데이트 2011-07-1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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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포기…구내식당 단골ㆍ셀프주유 가격비교ㆍ가계부 앱 ‘알뜰 직장인’ 늘어

밥값이 비싼 여의도 직장인 임수정(33)씨는 책이나 음악CD 구입, 영화관람 등 이른바 ‘문화생활’을 포기한 지 한참 됐다.

동료 직원 4명과 식사라도 한번 하려면 3만~4만원을 낼 각오를 해야 하고 집 임대료로 매달 40만원이 나가는데다 대출 이자와 공과금 등을 합하면 월급으로 고정 지출을 감당하기도 벅차기 때문이다.

임씨는 “일 특성상 직원들 식사를 해결해줘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밥값이 너무 비싸 한 판 값에 두 판을 주는 동네피자처럼 돈을 아낄 수 있는 메뉴를 찾는다”며 “음악을 좋아하는데 CD를 언제 마지막으로 샀는지는 기억도 안 나고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오를 대로 오른 밥값과 날이 갈수록 치솟는 휘발유값, 주거비용 때문에 젊은 직장인들이 삼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직장인들은 외식을 최대한 자제하고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다니며 ‘필수 비용’을 줄이는 데 혈안이 돼 있다. 그래도 주머니는 날로 가벼워져 “일할 맛이 안 난다”는 하소연이 터져 나온다.

’점심값 1만원 시대’가 되면서 근처 관공서나 대학 구내식당을 단골 삼아 다니는 직장인이 크게 늘었다.

대치동 강남경찰서 구내식당은 점심 식권 판매량 250여장 가운데 3분의1가량이 근처 직장인들 차지다.

외부인에게는 경찰서 직원보다 1천원 비싼 4천원을 받지만 다른 식당의 절반 가격에 끼니를 때울 수 있고 가격 대비 음식 질도 좋은 편이어서 인근 기업체 출입증을 목에 건 직장인들이 점심 때마다 줄을 선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아무래도 강남 물가가 비싸다 보니 젊은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며 “음식재료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관공서 식당 음식값을 덩달아 올릴 수는 없어 손님이 늘어도 걱정”이라고 전했다.

서울 기준으로 휘발유값이 두 달 만에 다시 ℓ당 2천원을 돌파하면서 자가용을 집에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인터넷을 뒤져 값싼 주유소를 찾아다니는 일은 일상이 됐다.

회사원 김모(30)씨도 전에 다니던 주유소의 무료 세차 서비스를 포기하고 최근 성수동의 한 셀프 주유소와 단골을 텄다.

김씨는 “영동대교 건너 강남 쪽 주유소보다 200~300원 저렴해 한 번 넣을 때마다 1만원 정도 절약된다”며 “요즘은 인터넷으로 주유소별 휘발유값을 비교할 수 있어 주변에서도 대부분 셀프 주유소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정치권에서 전ㆍ월세 상한제를 도입하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임대료가 뛰어 주거비 부담도 점점 커지고 있다.

마포구에 사는 박성제(32)씨는 최근 집주인이 보증금과 월세를 더 달라고 요구하는 바람에 눈물을 머금고 승용차를 팔아야 했다.

박씨는 “보증금 1천만원과 월세 10만원을 더 내라고 해 다른 집을 알아봤더니 너무 비싸서 옮길 엄두가 안 나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알뜰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오피넷’ 등 각종 가격비교 사이트는 물론 스마트폰으로 재정 상태를 수시로 점검할 수 있는 가계부 애플리케이션이 인기다.

3월부터 스마트폰에 가계부를 쓴다는 황지연(33)씨는 “1만원 넘게 주고 가계부 앱을 내려받았다. 실제로 지출이 많이 줄지는 않지만 식비와 교통비 등 항목별로 지출을 관리할 수 있어서 열심히 쓰는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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