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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경기지역 고교생 8.1% 화병…성인의 2배”

“강원·경기지역 고교생 8.1% 화병…성인의 2배”

입력 2011-07-14 00:00
업데이트 2011-07-1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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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고 등 4개 고교생 공동연구…“학업 스트레스가 원인”

주로 30~50대 여성들에게서 나타나던 화병이 최근 10대에서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고교생들의 화병 발생률이 성인의 화병 발생률보다 2배나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강원 양구고가 14일 양구군과 인제군, 경기 수원시 등 4개 지역 일반계 2~3학년 고교생 259명의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우리나라 고등학교 학생들의 화병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응답자의 8.1%가 화병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이는 일반 성인들의 화병 비율 4%에 비해 2배가량 높은 수치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신과나 병원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이다 보니 화병을 갖고 있는 학생들 가운데 병원을 찾아 치료를 시도한 학생은 2.3%에 불과해 대부분의 학생들이 화병을 방치하는 것으로 조사돼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화병을 초래하는 원인으로는 82.2%가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라고 응답했다.

양구고는 이번 연구가 학생들의 아이디어로 출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경희대 한방병원 화병클리닉 김종우 교수가 설문 작성 및 통계 처리를 지도했다고 밝혔다.

화병증상 설문은 ‘나는 서러움을 느낀다.’, ‘나는 억울함을 느낀다.’, ‘가슴속에 열이 차 있는 것을 자주 느낀다.’, ‘무언가가 아래(다리 또는 배)에서 위(가슴)로 치미는 것을 자주 느낀다.’,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느낀다’는 등의 질문에 학생들이 ‘전혀 그렇지 않다’(0점), ‘그렇지 않은 편이다’(1점), ‘중간 정도 그렇다’(2점), ‘상당히 그렇다’(3점), ‘완전히 그렇다’(4점) 등으로 표기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경희대 김 교수는 “지금까지는 화병이 중년 여성층에게서 나타나는 보편적 질병으로 알려졌으나 화병을 진단하는 방법을 통해 학생들을 조사한 결과 생각보다 위험성이 있는 학생이 많았다”면서 “상당수 학생들이 중년 여성들의 화병 증상을 갖고 있다는 것을 데이타를 통해 확인한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화병은 주로 억울함과 분함이 쌓이는 것이 문제인데 학생들에게 이러한 것이 쌓이는 문제에 대한 관심과 함께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개선책이 제시돼야 한다”면서 “화병이 즉각적으로 폭발하는 형태로 발전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왕근 특기적성 지도교사는 “이번 연구가 강원과 경기 지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전국 고등학생들의 상황을 대변하기는 어렵지만, 입시를 앞둔 고교생들이 어떤 마음으로 공부하고 있는가에 대한 대략적인 판단은 가능할 것”이라며 “학생들이 스트레스가 발전하면 정신질환인 화병이 된다는 것을 알지 못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화병은 한국에서 발견돼 국제적으로 인정된 질환으로, 미국정신의학회는 지난 1995년 화병(Hwa-Byung.火病)이 신경정신질환으로써 한국인에게 독특하게 나타나는 민속문화증후군(culture bound syndrome)이라고 공식 인정했다.

화병은 불면과 식욕 저하, 의욕 상실 등의 스트레스로 나타나는 우울증과 비슷하지만, 분노와 같은 감정을 스스로 억누르면서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최근에는 결혼이나 가난, 믿었던 사람으로부터의 배신 등으로 다양한 연령층에서 화병이 발견되고 있으며 2007년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과 같은 살인 및 방화 등 극단적인 사회적 범죄로 표출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양구고는 화병 연구결과를 14일 오후 교내에서 열리는 ‘정진학술제’에서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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