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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 훑고간 4대강을 가다-영산강

장맛비 훑고간 4대강을 가다-영산강

입력 2011-07-17 00:00
업데이트 2011-07-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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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록적 강우량으로 전국에 큰 피해를 남긴 장마가 남부지방에선 거의 끝난 시점인 15일 찾은 영산강살리기사업 현장에서는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영산강 일원 132㎞에 걸친 구간에서 진행되는 영산강사업은 보 설치,준설,수변생태공간 조성,농경지 리모델링 등 대부분의 공정이 마무리돼 현재 약 9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한강,낙동강,금강 등 다른 4대강 사업 현장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비가 적게 내려 생활·농업용수 부족,제방·수로 유실,단수 등 작은 피해는 있었지만 큰 피해는 없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준설로 영산강의 수위가 1.5-2.5m 정도 낮아졌고 강폭이 넓어지면서 홍수 대비 효과가 컸다고 분석하고 있다.

 익산국토관리청은 누계 강우량이 248mm에 달했던 올해 5∼6월과 누계 강우량이 143mm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 나주대교 상류의 수위를 분석한 결과 평균수위가 2.53m 떨어졌고,6월23∼26일(강우량 72.8mm)과 지난해 6월30일∼7월3일의 강우량이 비슷했지만 올해 평균수위가 2.51m 낮아진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지난해 8월15일부터 사흘동안 110mm의 비가 내려 상습 침수피해구역인 나주 영산포,구진포 일대 일부 과수원과 농경지,도로 등이 침수됐지만 지난 5월10∼11일 137mm의 비가 내렸는데도 피해가 없었던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강우량이 적어 호우 대책을 제대로 검증할 수 없었고 지천,수로,제방 등 주변 지역에 대한 피해 조사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공도교 및 수문,조형물,소수력발전소,문화관 등 대부분의 시설 공사를 마치고 수문(가동보 4개,고정보 1개)을 모두 열고 시운전을 하고 있는 승촌보 공사 현장.

 수문이 모두 열려있고 임시물막이,공사용 도로도 거의 철거돼 수위와 물 흐름이 안정적인 수준이었고,승촌보 옆으로 펼쳐진 수변생태공간과 농경지 등에서도 침수나 유실 피해 등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익산국토관리청 관계자는 “퇴적토 준설로 홍수위가 크게 낮아졌고 강폭도 500m가량 넓어졌으며 준설과 제방보강,보 건설 등을 통해 사업 이전보다 홍수에 크게 강해졌다”고 장담했다.

 주로 미나리 농사를 짓는 인근 마을주민들도 많은 비가 오면 상습적으로 침수 피해를 보았지만 올해는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 박봉길(72) 씨는 “예전에는 유량도 부족하고 강폭이 좁아 비만 오면 물난리가 났다”며 “올해는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고 강폭도 넓어지고 수심도 깊어져 피해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 박모(70·여) 씨는 “강바닥을 너무 파 봄에 물이 부족했었다”며 “시공사에서 관정을 새로 만들어줘 아직 물이 부족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영산강과 나주,화순으로부터 흐르는 지석천이 만나는 합류지점.이곳은 영산강 본류와 지류의 수위차로 물살이 거세져 지류가 침식되는 ‘역행침식’이 우려되는 곳이다.

 시공사 측은 침식을 방지하는 하상유지공을 설치하고 9월께 수문을 닫으면 수위차가 줄어들어 침식 가능성은 크지 않고 제방 일부에서 일어나는 침식 현상은 보강공사를 통해 줄여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의 우려대로 물의 양이 많지 않았음에도 합류 지점에서 물살이 거셌고 남아있는 암반이 물의 흐름을 방해하면서 침식 가능성은 여전히 커 보였다.

 영산강과 지석천 합류 지점을 지나 나주시 삼영동에 이르자 200만㎡에 이르는 강변저류지가 눈에 띄었다.이곳은 영산강 수위가 9.4m에 도달하면 물이 넘쳐 저류지에 고이도록 설계됐다.

 시공사는 농경지로 사용되던 이곳을 720만t에 이르는 물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 하류인 영산포,구진포의 침수피해를 줄일 계획이다.

 상습 침수 구역인 영산포,구진포 일대는 제방 보강 공사 등이 한창이었지만 별다른 피해는 눈에 띄지 않았다.

 수문 및 소수력 구조물 설치를 완료하고 공도교 슬래브 및 문화관 내부 공사가 진행 중인 죽산보의 공정률은 99%로,수문은 승촌보처럼 모두 열려 있었다.농업용수로 사용중인 구하도(舊河道)의 수량도 충분했고 주변 생태공원 등도 깔끔하게 정돈됐다.

 이처럼 상류인 승촌보에서 하류인 죽산보까지 영산강 일대 19㎞에 이르는 구간은 생태공원,습지,수목 식재 등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었고 별다른 피해는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영산강 본류에 대한 정비는 깔끔했지만 지천,수로,제방 등의 정비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또 준설,보 수문의 시운전 등으로 물살이 빨라지면서 생활·농업용수의 부족이 우려되고,많은 비가 내려 상류의 댐이 방류되고 지천에서 흘러들어오는 물의 양이 많아졌을 때를 대비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 사무국장은 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영산강 본류의 정비는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지천,수로,제방 등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비가 많이 오지 않았는데도 역행침식,제방·수로 유실 등 수해 피해 조짐이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국장은 “상시 준설 등으로 인한 생태계와 주변 환경에 미친 영향은 예전에는 없던 홍수 피해를 불러 올 수도 있다”며 “변화된 영산강의 환경이 주변 지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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