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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이 투신자살 60대女 시신 성폭행

고교생이 투신자살 60대女 시신 성폭행

입력 2011-07-20 00:00
업데이트 2011-07-2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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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이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떨어져 숨진 60대 여성을 성폭행한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한 데는 교내 폭력문제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20일 청주 청남경찰서에 따르면 충북 청원군의 한 고교에 재학하는 A(18)군은 지난 18일 청주시 흥덕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 숨진 채 쓰러져 있는 60대 여성의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쇠고랑을 찼다.

그러나 조사 당시 A군은 “한번 찔러보고 싶었다”고 진술하는 등 특별한 범행 이유를 밝히지 않았고 자신의 행위에 대한 죄의식조차 전혀 엿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범행 이유나 동기의 연관성을 찾아볼 수 없는 패륜적 범죄로, 범행에 대한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묻지마식 범죄’의 요소마저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런 점에서 경찰은 교사들의 눈을 피해 이뤄지는 학생들 간의 폭력행위 때문에 A군의 인륜적 사고방식이 무너진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A군은 경찰 조사를 받으며 고교에 입학한 2009년부터 동급생 5∼6명으로부터 아무 이유도 없이 폭행을 당해왔다고 밝혔다.

더욱이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폭력문제 해결이 일시적이었을 뿐 동급생들의 폭행은 계속된 것으로 진술했다.

이 때문에 A군은 “학교는 생각하기도, 가기도 싫다”고 말했는가 하면 “고등학교는 졸업해야 한다는 강요 때문에 싫어도 학교에 갈 수 밖에 없었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사정이 이런 데도 A군은 동급생들의 폭행 문제를 남 얘기하듯 꺼내면서 담담하게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은 “학교에서 폭행을 당하면서도 억눌려 있던 감정이 자신보다 힘이 약한 노인을 향해 분출된 것 같다”며 “지난해 10월과 12월에도 학교에서 폭행을 당한 뒤 귀가하다가 노인들에게 분풀이 한 혐의로 입건돼 소년보호처분과 기소유예처분을 각각 받은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A군은 ‘경로당 앞에 노인들이 앉아 계실 때는 폭행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 않았느냐’는 경찰 질문에 “(충동을 느낄까봐) 그쪽을 아예 쳐다보지 않고 간다”고 말하는 등 힘없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폭행충동’을 항상 느꼈음을 내비쳤다.

학교폭력 문제는 A군에게만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지난 3월에는 청주의 한 고교에 다니는 B(18)군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이런 세상에 살기 싫다”는 글을 자신의 손바닥에 써 놓고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려 숨진 일이 터지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계속되는 동급생들의 폭행 과정에서 A군의 피해의식이 무디어졌고, 그러한 현상이 자신의 범죄에 대한 죄의식 결여라는 상태로 표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A군의 정신상태를 분석하기 위해 조만간 심리분석을 실시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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