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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얼룩진 산사태 희생 학생 영결식

눈물로 얼룩진 산사태 희생 학생 영결식

입력 2011-07-31 00:00
업데이트 2011-07-3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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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딸들아.. 어린 발명가를 키워 보겠다던 숭고한 꿈을 피워 보지도 못하고 이렇게 허무하게 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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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인하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춘천 펜션 매몰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영결식이 끝난 뒤 인천 가족공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학교 동아리 아이디어뱅크 소속 학생들은 지난 25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강원도 춘천의 한 초등학교로 과학 캠프를 떠났다가 숙소로 이용한 펜션이 산사태로 매몰돼 10명이 숨졌다. 인하대는 이날 이들의 봉사 정신을 기리기 위해 희생자 10명에게 명예로운 인하인상을 수여했다. 연합뉴스
31일 오전 인하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춘천 펜션 매몰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영결식이 끝난 뒤 인천 가족공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학교 동아리 아이디어뱅크 소속 학생들은 지난 25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강원도 춘천의 한 초등학교로 과학 캠프를 떠났다가 숙소로 이용한 펜션이 산사태로 매몰돼 10명이 숨졌다.
인하대는 이날 이들의 봉사 정신을 기리기 위해 희생자 10명에게 명예로운 인하인상을 수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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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인하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춘천 펜션 매몰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영결식에서 故 최용규 씨의 어머니가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오전 인하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춘천 펜션 매몰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영결식에서 故 최용규 씨의 어머니가 오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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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인하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춘천 펜션 매몰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영결식에서 故 이정희 씨의 어머니가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오전 인하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춘천 펜션 매몰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영결식에서 故 이정희 씨의 어머니가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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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인하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춘천 펜션 매몰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영결식에서 故 이경철 씨의 친구가 비에 젖은 영정사진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오전 인하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춘천 펜션 매몰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영결식에서 故 이경철 씨의 친구가 비에 젖은 영정사진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7일 강원도 춘천으로 봉사활동을 갔다가 숙소가 산사태에 매몰돼 숨진 인하대학교 학생 10명에 대한 합동 영결식이 31일 오전 9시 인천시 남구 인하대학교 대운동장에서 거행됐다.

집중호우 속에서 토사에 파묻혀 꽃다운 생을 마감해야 했던 어린 학생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하늘도 슬퍼하는 듯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10명의 영정과 하얀 국화꽃으로 제단을 마련한 영결식에는 송영길 인천시장과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 김도연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등 각계 인사와 유족, 친구, 학교 관계자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장례위원장을 맡은 이본수 인하대 총장이 희생자들의 영정 앞에 차례대로 ‘명예로운 인하인 증서’를 수여하자 유족들 사이에서 참았던 울음이 터져 나왔다.

이 총장은 조사에서 “사회적 덕목인 재능 기부를 몸소 실천해온 우리 학생들, 초등학생의 눈빛이 어른거려 폭우도 마다 않고 달려간 우리의 아들 딸들, 푸르른 꿈 펴기도 전에 이토록 빨리 데려가십니까”라고 한 뒤 고개를 숙였다.

유가족 대표로 나선 고(故) 김유신씨의 작은 아버지 김현수씨가 북받치는 슬픔을 억누르며 영결사를 낭독하기 시작했다.

”내 것만을 챙기기 바쁜 이 시대에 칭송받아 마땅한 숭고한 영혼들. 너희들은 춘천 상천초등학교 학생들의 영원한 선생님이다. 우리도 너희들이 가르쳐준 대로 그렇게 살아갈 것을 약속하며 다시 만날 때까지 편히 쉬거라.”

영결사 마지막에 김씨가 “유라야, 유신아, 재현아, 명준아..”라며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하자 유족들의 흐느낌은 통곡으로 변했다.

고 김유라씨의 아버지 김용주(55)씨는 딸의 영정 앞에 국화꽃 1송이를 놓으며 눈을 감았다.

김씨는 “대학 1학년 첫 방학을 맞아 떠난 캠프에서 좋은 추억 만들고 오라고 했는데 죽어서 돌아오다니 슬프다”고 말했다.

고 이민성씨의 어머니는 “잘 가거라, 우리 아들아”라며 아들의 영정 앞에서 빗물에 젖은 인하인 증서를 하염없이 손으로 쓰다 듬었다.

고 이정희씨의 여동생 이선화(23)씨는 “누구보다 친구들을 사랑하고 부모님과 저에게도 잘하는 오빠였다”며 “캠프 첫날인 25일 밤 ‘휴대전화 충전기를 안 가져와 혹시 전화를 못 받더라도 걱정하지 말라’며 전화가 왔었는데 이런 슬픈 소식을 듣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흐느꼈다.

유가족의 헌화가 끝난 다음 이본수 총장을 시작으로 이응칠 인하대 총동창회장, 교수ㆍ직원ㆍ학생대표, 송영길 시장, 황우여 원내대표, 김도연 위원장 등의 순으로 헌화와 분향이 이어졌다.

영결식이 끝나고 앞서 개별 장례를 마친 고 성명준ㆍ최민하씨를 제외한 8명의 시신을 실은 운구차량은 경찰차의 호위를 받으며 인천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화장장으로 출발했다.

20여분 만에 화장장에 도착한 유족들은 이제 영원한 작별을 고해야 할 때임을 직감한 듯 굳은 표정이었다.

관들이 차례로 화장로에 들어갈 때마다 유족들은 관을 어루만지거나 부여잡은 채 그리운 이름들을 불렀다.

고 이경철씨의 가족은 “우리 착한 경철이, 좋은 곳으로 가야 돼”라며 울먹였고 고 신슬기씨 가족도 오열하며 “잘가”라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2시간20여분 만에 화장이 끝난 뒤에도 유족과 학교 관계자, 학우들은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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