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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지금은 콘서트 시대]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커버스토리-지금은 콘서트 시대]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입력 2011-09-17 00:00
업데이트 2011-09-17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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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산파술… 밀리언 셀러로 돌풍

지식콘서트 열기에는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도 일정 정도 기여했다. ‘선진 미국’, ‘하버드대’, ‘대학 교수’에 과도한 권위를 부여하는 한국적 특수성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큰 돌풍을 불러온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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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
책은 지난해 5월 번역출간되면서 100만부 넘게 팔려나가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여기에다 미국 PBS와 함께 제작한 TV 프로그램은 지난 1월 EBS를 통해 공개되면서 방송시간 조정, 주말 재방송 편성 등의 화제를 낳았다. 샌델 교수의 책과 강의에서 가장 특징적인 점은 일상적인 사례, 대중적인 언어에 치중한다는 점이다. 샌델 교수는 1980년대 초반 존 롤스의 정의론을 자유주의적이라고 비판하면서 공동체주의적 정의를 내세운 학자다. 그렇기에 그의 주장에는 자유주의 진영과 공동체주의 진영 간 20여년에 걸친 논쟁이 녹아 있다.

그럼에도 샌델 교수는 기존 정의론의 철학적 배경과 논쟁의 역사부터 읊어대지 않고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례들을 툭툭 던져놓는 방식을 택했다. 책도 그렇고, 실제 강의도 그렇다. 이런 접근법 덕택에 그의 강의는 1000명의 학부생 가운데 700명이 듣는 매머드급 강의로 커졌고, 하버드대는 인터넷 공개를 진행하기에 이른다.

또 한 가지 역설적인 점. 샌델 교수는 정의를 정의하지 않고 열린 결론으로 내버려뒀다. 자신의 강의를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에 비유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내가 20여년간 논쟁해 봐서 아는데….”라고 전제하지 않고 “나도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입장에서 학생들의 반론과 주장을 주의 깊게 듣는다.

강의 막바지로 갈수록 샌델 교수는 공동체주의자로서의 면모를 강하게 드러낸다. 그럼에도 권위만으로 찍어 누르지 않는 세련된 접근법은 신선하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11-09-1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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