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나도 일어섰는데… 성실히 일하면 꼭 좋은 날이”

“나도 일어섰는데… 성실히 일하면 꼭 좋은 날이”

입력 2011-10-26 00:00
업데이트 2011-10-26 00:3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노숙인 잡지 ‘빅이슈’ 판매 1년4개월만에 자활 홍삼용씨

“가진 것 없이 몸 약하고 기억력 부족한 나도 자활에 성공했어요. 다른 이들도 성실하게 일하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겁니다.”

이미지 확대
노숙인 홍삼용씨가 지난 23일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앞에서 노숙인들의 자활을 돕기 위해 만든 잡지 ‘빅이슈’를 팔고 있다.
노숙인 홍삼용씨가 지난 23일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앞에서 노숙인들의 자활을 돕기 위해 만든 잡지 ‘빅이슈’를 팔고 있다.


●새달 식자재 파는 어엿한 사업가로

지난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정문 앞. 오렌지색 모자와 조끼를 착용한 노숙인 홍삼용(56)씨는 노숙인 자활을 위한 잡지 ‘빅이슈’를 팔고 있었다. 얼굴에 밝은 미소를 머금은 채 지나가는 여대생과 시민들에게 일일이 잡지를 소개했다.

홍씨는 다음 달 말 1년 4개월 동안 계속한 ‘빅이슈 판매원’(빅판)을 그만두고 식자재 판매업을 하는 어엿한 1인 사업가가 된다. ‘국내 1호 빅판 출신 자활인’인 셈이다. 잡지를 팔아 모은 돈으로 작은 봉고차를 구입해 식당에 식자재를 납품할 계획이다.

●암으로 아내 잃고 10여년 거리 떠돌아

홍씨는 1998년 부인이 전신암 판정을 받은 지 두달 만에 세상을 떠나자 상실감에 세 차례나 자살을 기도했다. 비교적 잘되던 마늘 장사도 정부의 중국산 마늘 수입 제한에 따라 접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장만했던 트럭도 버리고 거리로 나서 서울역과 노숙인 쉼터 등을 전전했다.

지난해 7월 국내에서 빅이슈가 창간됐을 때 판매원으로 들어갔다. ‘술·담배를 하지 않고 하루 수익의 절반 이상을 저축한다.’는 빅이슈의 활동 수칙을 충실히 따랐다.

●“혼자 힘으로 살아갈 생각하니 꿈 같아”

홍씨의 마지막 과제는 현재 갖고 있는 잡지 300여권을 모두 파는 일이다. “나 혼자만의 힘으로 살아갈 것을 생각하니 꿈만 같습니다. 매일 응원해준 학생과 손님들을 생각해서라도 더욱 성실히, 열심히 일할 겁니다.”

글 사진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2011-10-26 27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