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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파이프 든 괴한들 현금수송차량 습격…5000만원 갈취

쇠파이프 든 괴한들 현금수송차량 습격…5000만원 갈취

입력 2011-10-26 00:00
업데이트 2011-10-2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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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에서 물류업체 수송차량에 괴한이 침입해 수천만원의 현금을 강탈해 간 사건이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범인이 차량의 동선을 미리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함께 실린 물품은 건들지 않은 채 화물칸 안쪽에 있던 돈 자루만 빼앗아 간 점 등으로 미뤄 내부 사정에 밝은 인물의 범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적 드문 새벽시간 범행 = 26일 오전 4시50분께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정동 공동어시장 앞길에서 이모(41)씨가 운전하던 모 특수물류회사 현금수송차량 주변에 괴한이 나타나 둔기로 이씨를 마구 때린 뒤 화물칸에 있던 5천만원이 든 돈 자루를 빼앗아 달아났다.

이씨는 “동료가 물품 배달을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갑자기 나타난 괴한이 마구 때렸다”고 진술했다. 이씨와 동승했던 유모(39)씨는 5t 트럭을 이용해 대전에서 서울로 택배 물품과 현금을 수송하던 중이었다.

이들은 한 건물 5층에 있는 모 회사에 물품을 전해주기 위해 이곳에 정차했다.

유씨가 물품을 들고 사무실로 올라간 사이 갑자기 나타난 차량에서 내린 2명의 괴한이 둔기로 이씨를 마구 때린 뒤 화물칸에 실려 있던 천원짜리 지폐 5천만원이 든 돈 자루를 탈취해 도주했다.

범인들은 다른 일행 1명이 운전하는 차량을 타고 달아났다.

이씨와 목격자들은 범인들이 타고 달아난 차량은 짙은 색깔의 EF소나타 혹은 그랜저로 보인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당시 현장은 해가 뜨기 이전인 새벽 시간으로 어두웠던 데다 가로등마저 밝지 않아 범인들의 얼굴이나 인상착의 등은 알아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범행 장소는 왕복 2차선 도로에 골목상가가 길게 들어서 있지만, 범행 당시에는 상점들이 문을 열기 전인 이른 시간이어서 사람들의 왕래도 거의 없었다.

◇강탈 당시 상황 = 이씨와 유씨는 대전에서 출발해 서울로 가던 중 천안에 들러 물건을 전달하라는 지시에 따라 이날 오전 4시 40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유씨는 화물칸에서 물품을 꺼내 바로 앞 건물로 올라갔고, 문을 닫으려는 순간 갑자기 괴한 2명이 뒤에서 달려들어 이씨의 허벅지와 종아리를 쇠파이프 같은 둔기로 내려친 뒤 발로 얼굴을 짓밟았다.

모든 범행은 불과 30~40초 사이에 이뤄져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씨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이씨와 유씨는 빼앗긴 물건이 현금이었는지는 사건 발생 이후 회사에 상황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알게 됐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폭행당한 이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다행히 큰 상처는 입지 않았다.

이날 배달이 새벽에 이뤄진 것은 전날 늦게 배달요청이 들어왔고, 현금이 실리는 점을 감안한 회사 측이 차량 통행이 뜸한 이른 시간에 운행하도록 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허술한 현금 수송 체계 = 이 과정에서 물류업체의 허술한 보안의식이 노출됐다.

현금수송과 일반 물류 배송을 함께 하는 이 회사의 규정을 보면 현금을 수송할 때에는 보안요원 3명이 1팀을 이루게 돼 있다.

또, 근무수칙 상 안전지대가 아닌 곳에서 3명이 동시에 차량을 벗어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차량에는 보안요원이 아닌 일반 직원 2명만이 타고 있었다.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은 셈이다.

결국, 동료 1명이 자리를 비워 보안 장비도 갖추지 않은 이씨 홀로 차량에 남게 되면서 둔기로 무장한 괴한에게 거액의 현금을 고스란히 내준 격이 됐다.

이 업체는 CC(폐쇄회로)TV와 GPS 장치, 경보 시스템 등이 갖춰진 현금 수송용 특수 화물차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날은 일반 5t 화물 차량을 이용해 현금을 운송했다.

반면 업체 측에서는 범죄의 표적이 된 차량은 ‘현금수송차량’이 아니고 일반 택배 차량인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업체의 한 관계자는 “사고를 당한 차량은 현금운송차량이 아닌 일반 택배 물류 운송차량으로 이날 운송하던 현금은 외부의뢰에 의한 것이 아니고 자체 운영자금이었다”며 “업무 특성상 1천원권이 필요해 지사별로 모아두었다가 수요에 따라 보내주게 된다”고 말했다.

◇내부 사정 밝은 인물 소행 추정 = 경찰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물의 소행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전과 서울 구간만을 운행하는 물류 차량이 이날 천안에 잠시 머무른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한데다 화물칸 가장 안쪽에 놓아둔 돈 자루만 노린 점을 경찰은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주변 건물 CC-TV에 찍힌 화면에도 이씨가 화물칸의 문을 닫으려는 순간 괴한들이 달려드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

이씨를 둔기로 폭행해 정신을 잃게 한 뒤 문이 열려 있는 화물칸에 침입해 화물칸 가장 안쪽에 있던 돈 자루만 노렸을 뿐 다른 물품은 건들지도 않았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내부인이 아니면 몰랐을 노선이나 돈 자루의 위치 등을 알고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부인을 비롯한 퇴사자, 동일 수법 전과자 등 다양한 인물들을 상대로 탐문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업체의 한 관계자도 “우리 직원들에게도 운행 노선을 전날에나 알려주고, 수시로 노선을 바꾸고 있다”며 “매일 같은 코스로는 다니지 않는데 내부 사정을 잘 알거나 내부인의 도움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 물류회사는 현금과 귀금속, 보석 등 귀중품에 대한 종합적인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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