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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오 총기사용 지시 벌써 3번째 ‘논란’

조현오 총기사용 지시 벌써 3번째 ‘논란’

입력 2011-10-26 00:00
업데이트 2011-10-2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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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청장 “두렵다고 꽁무니 빼면 그게 경찰이냐” 일선 경관 “사고나면 혼자 책임져야 하는데…”

조현오 경찰청장이 위급할 때에 총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라는 지시를 일선 경찰에 내렸지만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일선 경찰들이 여전히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데다 인권단체 역시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조현오 청장이 총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3번째다.

조 청장은 지난 5월 전국 지휘부 화상회의에서 최근 서울 관악경찰서 난우파출소에 취객이 들어와 흉기를 휘두르는데도 팀장인 경찰관은 밖으로 나가고 다른 경찰관은 맨손으로 맞서다 부상한 사례를 언급하면서 총기를 적극 사용하라고 지시했다.

조 청장은 경찰관서에 난입해 흉기로 난동을 부리는 취객이 있거나 조직폭력배를 제압하는 등의 상황에서는 규정에 따라 과감하게 총기를 사용하라고 말했다.

지난 8월 기자간담회에서는 경찰이 제작 중인 총기 사용 매뉴얼이 논란이 되자 “차라리 권총을 던져서 범인을 잡는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총기를 사용하는 상황과 그렇지 못한 상황에 대한 엄격한 규정을 만들어야 시민의 자유와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청장은 “일부 단체나 개인이 반대한다고 해서 경찰이 당연히 수행할 임무를 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발언,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총기 사용을 강행할 뜻을 밝혔다.

최근 인천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폭력조직 간 칼부림을 경찰이 막지 못하자 조 청장은 25일 다시 한번 총기 사용을 강조했다.

조 청장은 “두렵다고 뒤꽁무니를 빼면 경찰이냐. 총은 뭐하러 들고 다니느냐”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조폭에게 인권 문제를 지나치게 내세우면 시민 피해가 엄청난 만큼 (현장에서) 총기라도 과감하게 사용했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경찰 수뇌부의 이같이 강한 의지에도 막상 일선 경찰들은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서울 소재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폭력조직을 반드시 소탕하겠다는 의지 표명 정도 아닐까 싶다”면서 “총을 쏘고 나면 실제로 책임질 부분이 많은 만큼 차라리 칼을 맞는 게 낫다는 자조적인 말도 나오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한 팀장급 경찰관은 “총기 사용 규정 자체가 워낙 까다롭다 보니 긴박한 상황에서 판단이 쉽지 않다”면서 “결과가 좋다면 본전이지만 만에 하나 사고라도 난다면 책임은 혼자 지는데 누가 쉽게 총기를 쓸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

인권 단체의 경고가 만만치 않다.

상당수 인권단체도 흉악범 식별이 쉽지 않고 총기 오남용을 불러올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번 인천 조폭 사건의 경우 일반인들과 뒤섞여 있는 상황이어서 총기를 성급하게 사용하면 제3의 피해자가 양산될 수 있었다는 지적도 같은 맥락이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조폭들이 총기를 두려워하지도 않을 뿐더러 인명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총기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최후에 쓸 수 있는 수단”이라면서 “모기 잡으려고 칼 빼드는 꼴”이라고 말했다.

임 소장은 “이번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경찰이 현장에 있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시국 사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민생 치안에는 이미 가진 인력이나 장비를 활용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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